北 핸드폰 사용자 정전에도 ‘이것’만 있으면

북한 핸드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북한 전기 기술자들이 자체 개발한 휴대용 직류 충전기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19일 알려왔다. 북한 핸드폰 사용자가 지난해 15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급증하고 있지만 전력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아 배터리 충전에 큰 불편을 겪어왔다. 


핸드폰 구입 시 동봉된 핸드폰 충전기는 가정용 220V 전압에 꽂아 사용하도록 돼 있지만, 최근에는 3, 4일 동안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흔해 충전기가 유명무실하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충전용 배터리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고, 배터리 수입업자들이 북한 전기 기술자를 고용해 중국제 ‘왕따’ 배터리에서 충전이 가능한 충전기를 제작해 시장에 내놓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  


함경북도 청진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시장에는 중국에서 수입한 왕따 배터리(12V BATTERY. 30Ah)로 충전할 수 있는 휴대폰 직류 충전기가 새로 나왔다”면서 “이 배터리는 만(滿) 충전 시 360Wh 전력을 가지기 때문에 직류충전기를 연결하면 한 달 정도는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의 정전실태에 대비해 모든 가정들에서 중국산 가정용 배터리(일명:왕따)를 1~2개씩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배터리에 핸드폰 충전에 필요한 3.8V 직류충전기를 2시간 정도 연결해 놓으면 하루 정도 핸드폰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담배갑 크기의 휴대용 충전기는 핸드폰과 함께 늘 가지고 다니는 일상 휴대품이 됐다”면서 “때와 장소의 구애 없이 사용할 수 있어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고 말했다. 이 직류충전기는 자동차 배터리에도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이 충전기는 지난해 말 시장에 처음 나왔다. 시장에 나온 초기에는 2만 원 정도였는데 현재는 3만 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시장에서 수요는 멈추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한 전력난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휴대용 충전기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탈북해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김모(34) 씨는 “휴대폰 충전기처럼 유행에 민감한 상품이 자체 생산되고, 장사를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계속 나오는 것은 북한의 시장화가 크게 진척됐다는 증거”라면서 “자본주의 수준은 아니지만 수요에 따라 상품을 만드는 시장 마인드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