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투자자 움직일 수 있는 제도개선 먼저해야”

▶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 4월 22일>


북한이 다음 달 25일부터 6일 동안 중국 조선족 기업인 150여명을 초청해 ‘원산-금강산 국제 관광지대 투자설명회’를 개최합니다. 이렇게 중국 조선족 기업인들만 따로 초청해 투자 설명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걸 보면 김정은이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발구 사업에 성과를 내보겠다는 속내가 엿보입니다.


북한은 2013년 10월, 13개의 새로운 경제개발구를 발표했습니다.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는 지난해 추가적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그러나 외국자본의 투자가 기대했던 만큼 진행되지 않자 김정은 정권의 입장은 난처해졌습니다. 또 그가 그토록 자랑하던 마식령 스키장에 5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썼지만 지금은 이 시설을 유지하는 것도 벅차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북한 사회를 신기하게 여기는 일부 중국 사람들만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북한은 중국에 나와서 투자 유치 설명회를 열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투자자들을 북한으로 초청해서 직접 투자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투자유치가 안 된다는 증거입니다. 일단, 중국 조선족 기업 중 몇 곳은 원산지구개발총회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종목별로 토의를 갖는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경제 체제에서 업무협약은 계약서가 아닙니다. 그냥 좋은 말로, ‘투자를 고려해 보겠다.’라는 정도입니다. 


시장경제의 논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이윤이 보장된 곳에만 투자가 따라갑니다. 자본은 국적이 없으며 대상을 가리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이 외국인 투자를 원한다면 외국인이 투자할 만한 이윤을 보여줘야 합니다. 좋은 자원과 친절한 북한인민들이 있지만, 외국인이 투자할 만한 국가정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외국인이 투자를 하려면 재산권 보장이 첫 번째입니다. 자유롭게 투자하고, 또 투자해서 이윤을 얻으면 그것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투자자가 얻은 이윤을 가져가지도 못하게 여러 가지 편법으로 가로 막고 있습니다. 북한의 휴대전화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했던 에짚트 오라스콤 회사가 북한에서 얻은 이윤을 본사에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북한 당국은 중국 조선족 기업가들이 북한에 대한 친근감이 높고, 또 중국을 비롯해서 해외에 인맥이 넓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아무리 조선족이라고 해도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 무작정 투자할리는 없습니다.


경제 문제는 경제 원칙을 갖고 풀어야 합니다. 민족감정이나 정치논리는 정상적인 투자를 방해할 뿐입니다. 만약 북한 당국이 중국 조선족에게만 일부 특혜를 제공한다면, 더 많은 세계투자자들이 북한을 외면하게 될 것입니다. 보여주기 식 투자 행사보다는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실질적인 제도개선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