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12년 완공을 목표로 기획했던 굵직한 국책사업들이 자재부족으로 인해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
양강도 내부소식통은 9일 “시멘트와 철근, 화약 부족으로 ‘백두산관광철도’ 공사가 중단됐다”면서 “결국 철도 공사를 위해 동원됐던 돌격대도 지난 8월 강원도 과수농장 건설장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 2005년 ‘장군님(김정일) 고향꾸리기’ 일환으로 1994년 대홍수로 파괴된 채 방치되어 왔던 혜산-삼지연 간 철도를 완전히 철거하고 새로운 코스의 철도 건설을 계획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약 3만 명 규모의 당사상선전일꾼돌격대(6·18돌격대)를 조직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2월 15일 김정일 생일을 맞아 정식으로 착공식을 가졌다.
그러나 지난 4월부터 자재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철도공사의 속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소식통은 “화약이 없어 발파작업을 못하고, 시멘트와 철근이 부족해 노반 작업이 지연되면서 돌격대원들이 할 일이 없어 놀기만 했다”며 “결국 돌격대원들은 지난 8월 강원도 고산군 과수농장 건설장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150일 전투’ 기간에 고산군 과수농장 건설을 완성할 계획이었으나, 장비와 유류 부족으로 건설이 지연되면서 임시방편으로 백두산 관광철도 건설에 동원되었던 돌격대를 내려보낸 것이다. 현재 양강도 철도 공사장에는 경비인력만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제2의 대홍단 건설’을 주창하면서 시작한 ‘백암군 1만정보 감자농장 현대화’ 사업도 시작만 요란했을 뿐 현재 중단된 상태다. 양강도내 백암-대택 간 광궤 철도 공사 역시 ‘휴업’ 중이다.
함경북도에서는 회령음식거리 건설 사업이 자재부족으로 중단됐다.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의 고향인 회령시는 ‘어머니의 고향을 관광도시로 꾸리겠다’는 제안서를 올해 1월 중앙당에 제출했다. 지난 2월 김정일의 회령 현지지도 과정에 이에 대한 승인이 이뤄졌으며 ‘혁명자금’ 명목으로 미화 80만 달러가 ‘사업자금’으로 전달되기도 했다. 그러나 철근과 시멘트 부족으로 이 사업 역시 좌초 위기를 맞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중앙에서 ‘평양 10만세대 살림집 건설’에 집중하게 되면서 지방의 건설사업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라’는 지시만 내리고 있다”며 “국가에서 어랑천 발전소, 백두선군청년발전소, 희천발전소 등 발전소 건설 사업에 힘을 쏟고 있는 것도 지방의 자재난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방 간부들 중에는 벌써부터 12월로 예정된 ‘사업총화’를 근심하는 사람이 많다”며 “장군님과 관련된 사업들은 이유불문하고 완수를 해야하기 때문에 자리를 내놓아야 할 간부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