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육로방북’ 수용은 南 대선용 선심?

남북은 14일 개성에서 열린 정상회담 준비접촉을 통해 남측 대표단의 방북 경로를 ‘평양~개성간 고속도로’를 이용한 육로방북에 전격 합의했다. 하지만 회담 의제 관련, 구체적 합의는 나오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지난 8일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전격 발표한 직후부터 지난 5월 열차시험운행에 성공한 경의선 열차를 평양을 방문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북측에 요구해왔다.

이번 준비접촉에서도 우리측 대표단은 열차 방북을 강하게 희망했으나 북측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열차 방북을 거부하고 대신 대통령 전용차량을 이용한 방북안을 제시했다. 북측의 내부 사정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육로방북을 허용한 것은 예상 밖이란 평가다.

우리측 준비접촉 수석대표인 이관세 통일부 차관도 “외교관례상으로 볼때 우리 대통령의 전용차량이 평양까지 가고 행사장간 이동에도 그 차량을 계속 이용한다는 것은 아주 파격적인 조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지난 2000년 제1차 정상회담 당시엔 김대중 대통령은 항공기를 타고 서해직항로를 이용해 방북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방북은 남북한 간에 직선 항공로가 열렸다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노 대통령은 이런 점을 감안해 열차 방북을 간절히 원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이 육로방북을 허용한 것은 대대적인 경제협력을 약속하며 줄기차게 육로방북을 요구하는 남측의 요구를 외면하긴 힘들었을 것이란 관측이다. 또한 남북이 햇볕세력의 정권연장을 바라는 마당에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필요가 있어 육로를 열어줬을 가능성도 크다.

일각에선 정상회담에 합의할 당시 김만복 국정원장이 큰틀에서 육로방북에 이미 합의 했었고, 이번 준비접촉은 세부적인 사안을 조율하는 정도에서 그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열차 방북을 북측이 끝까지 거부한 이유에 대해선 예정돼 있진 않지만 향후 김정일의 서울 답방을 위해 아껴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에 방문할 때에도 전용열차만을 고집하는 김정일로선 노 대통령이 열차를 이용해 개선장군처럼 평양에 입성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모두의 관심사였던 회담 의제와 관련해선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이 차관은 “남북간 수석대표가 8·5 합의서(정상회담 합의서)에 기초해 해나가기로 했다”면서 “8·5 합의서의 3가지 범주의 토대에서 논의가 돼가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의제 관련,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이 차관은 “여러 경로를 통해 합의가 될 것”이라며 “그건 좀더 윗선에서 논의될 수 있다”고 말해 향후 보다 직위가 격상된 책임자 간의 논의가 오고 갈 것으로 예상된다.

합의서에는 ‘남북 정상 상봉은 6.15 공동선언과 우리 민족 정신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보다 높은 관계로 확대 발전시켜 한반도 평화와 민족공동 번영과 조국통일의 새로운 국면 열어나가는데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명기하고 있다.

따라서 3가지 범주에는 ‘한반도 평화”민족공동 번영”조국통일’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선 남북 정상이 ‘평화선언’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족공동 번영 문제는 ‘경제협력 및 인도주의 관련’ 분야가 될 수 있다. 조국통일 부분은 1차 회담때 처럼 ‘연합제-연방제’ 통일방안이 재논의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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