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씨 송환 이어 추가 유화책 내밀까?

북한이 미국 여기자들에 이어 136일째 억류 중이던 유성진 씨를 귀환 조치했다.

장거리 로켓발사에 이어 핵실험까지 시도하며 긴장수위를 높여가던 북한이 취한 국면 전환용 대남 유화조치이다.

북한은 올해 초 미사일·핵을 통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해 대내외적 실익을 기대했다. 이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협상이 아닌 제재와 봉쇄로 대응했다.

북한의 고립은 심화됐고 억류 문제를 대미·대남 관계의 ‘조커’로 활용하려는 북한의 의지는 더욱 분명해져 갔다.

여기에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방북 과정에서 미 여기자 뿐만 아니라 남측 억류자도 모두 석방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또한 미국 여기자는 석방하고 유 씨는 억류하자 남한 내에서 대북 비난 여론이 빗발쳤다.

북한은 결국 유 씨 석방 카드를 던지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정은 회장을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유 씨 석방을 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고 현재의 대북기조를 당분간 이어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유 씨 석방이 분위기 전환은 이끌었지만 구체적인 실익으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핵문제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국면에 동참할 의지도 단호하다. 과거와 같이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에도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까지 엿보인다.

한 정부 당국자는 “부당한 억류를 풀었을 뿐인데 정부가 대가를 지불하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 남북관계가 전환되려면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일단 북한이 ‘800 연안호’ 선원들을 무조건 석방해야 한다. 또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 개성공단 활성화,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 등도 남북 당국간 실무적인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

특히 금강산 관광의 경우, 북한의 사과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등이 우선 논의돼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다. 나아가 북한 지역에서의 신변안전 제도화 방안 마련도 필수적이다. 북측이 머리를 숙여야 할 사안 등이 많다는 의미다.

한 정부 소식통은 “관광 재개와 인도적 지원을 넘어서는 대규모 개발지원과 같은 본격적인 대북 지원이 가능하려면 북한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참여 등 핵 폐기를 위한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기자·유 씨 석방이 핵실험 등 도발에 따른 제재국면과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바꿀 수 있는 카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남북관계 개선은 남한의 유 씨 석방에 대한 남한의 호응이 아닌 북한의 추가적인 대남 조치에 달려있다. 결국 북한이 추가 유화책을 어느 정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은 “국제사회가 강하게 옥죄여 오자 북한은 여기자들과 유 씨 석방이라는 유화책을 꺼내들었다”면서 “하지만, 과거 북한의 대외 핵전략을 경험한 한·미는 핵폐기가 선행되지 않는 한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결국 유 씨 석방으로 북한은 극적인 반전을 노렸지만 남한의 대북정책 전환의 결정적인 계기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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