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화사용금지 조치 아직 엄격한 단속 없다”

▲ 북한 당국이 발행하는 외화와바꾼돈표

북한당국이 22일부터 외화사용을 전면 금지했다고 동아일보가 대북소식통을 인용, 25일 보도했다.

데일리NK의 확인 결과, 북한당국이 외화 사용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사실로 판명됐다. 그러나 과거처럼 엄격한 통제와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여전히 달러가 통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5일 오전 데일리NK와 통화한 북한 내부소식통 김모씨(무역업자)는 “22일부터 외화사용을 금지하라는 당국의 내부지시가 있었다”고 말하고, “그러나 강력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달러화 등 외화가 통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전에도 달러나 외화를 쓰지 못하게 한 적이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사정상 지금은 그렇게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은 대미관계를 트집잡아 2002년 12월 외화결제 수단을 달러화에서 유로화로 변경했다. 이번 22일 조치는 유로화, 위안화, 엔화까지 모든 외화사용을 북한 내부거래에서 금지시키겠다는 것이다.

김씨는 “중국, 일본을 비롯한 외국과의 결재는 달러나 외화로 할 수 있도록 하되, 북한 내 백화점과 호텔 등에서는 ‘바꾼 돈'(외화를 바꾼 돈표)을 사용하게 했다”고 전했다. 즉 외화 사용금지는 북한 내에서만 해당되는 조치다.

김씨는 그러나 “현재 엄격한 단속은 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위안화를 계속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무역업자들은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중국에서 물건을 사서 북한에 도매한 후에는 다시 달러로 환전해 중국에 가져가야 하는데, 외화사용을 금지하면 무역업자들은 전멸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달러와 모든 외화를 사용 금지시키면 사실상 북중 무역도 끊기게 된다”며 “무역업자들은 중국 돈은 부피가 많아 달러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번 외화사용금지 조치는 북한당국이 북한내 달러를 거둬 들이는 목적으로 취해진 것이 분명해 보인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외국에서의 북한 금 판매까지 어려워지자 주민들이 갖고 있는 달러를 뽑아내려는 북한당국의 의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2002년 달러 사용금지 이후에도 달러가 여전히 통용됐듯이, 이번 외화사용금지 조치도 어느 정도로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시된다.

1월 25일 현재 환율은 1달러에 북한원화 3천200원, 1백 위안에 3만4천원이다. 지난해 12월에는 1달러에 4천원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