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 北수역, 평시 해상사격구역 지정”

북한 해군사령부는 21일 서해상 군사분계선의 북측 수역을 ‘평시 해상사격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남측의 북방한계선(NLL)을 전면 부인하며, 남북간 서해상 군사충돌 가능성을 또 다시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해군사령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의 무모한 군사적 도발 책동에 대응해 우리 해군은 아군 서해상 군사분계선 수역을 우리의 해안 및 섬 포병 구분대의 평시 해상사격 구역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1999년 6월 제1차 연평해전이 발발한 뒤인 그해 9월 2일 인민군 총참모부 ‘특별보도’를 통해 ▲북측 강령반도 끝단인 등산곶과 남측 굴업도 사이의 등거리점 ▲북측 웅도와 남측 서격렬비열도, 서엽도 사이의 등거리점 ▲그로부터 서남쪽의 점을 지나 북한과 중국의 해상경계선까지 연결한 선의 북쪽 해상수역을 ‘인민군 해상군사통제수역’으로 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북한 해군사령부는 또 2000년 3월에도 ‘중대보도’를 통해 ‘서해 5개섬 통항질서’를 발표, 남측 선박은 북측이 지정한 2개(백령도, 연평도)의 수로를 통해서만 운항할 수 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평시 해상사격구역’은 ‘해상군사통제수역’과 같은 의미로 풀이돼 북측이 또다시 NLL 인근에서 남북간 군사적 충돌을 계획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북한 해군사령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아군 해상 사격구역에서 모든 어선들과 기타 함선들은 피해가 없도록 자체 안전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성명은 또 “조선 서해에는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선포한 해상 군사분계선만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금 내외에 천명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군사소식통’을 인용, 같은날 오후 우리 군이 3차례 걸쳐 수중폭발 연습을 했다며 이는 서해상에서의 정세를 긴장시키기 위한 계획적인 도발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당시 합참은 “연평도 주둔 부대의 통상적인 교육훈련 차원의 포사격”이라고 밝혔다.

한편 1992년 발효된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 제2장 제11조에는 ‘남과 북의 불가침경계선과 구역은 1953년 7월27일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과 지금까지 쌍방이 관할해온 구역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불가침 부속합의서 제3장 10조는 ‘남과 북의 해상불가침 경계선은 앞으로 계속 협의한다. 해상불가침 구역은 해상불가침 경계선이 확정될 때까지 쌍방이 지금까지 관할해온 구역으로 한다’고 돼 있다. 


이는 서해상에서 남북 합의로 새로운 해상경계선이 선포될 때까지 NLL을 경계선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북한은 수시로 이를 부정하며 군사적 긴장 조성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