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백두산 화산폭발 소문이 확산된 데 이어 당국이 이 지역에 대한 대규모 지질 탐사에 나서면서 백두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 양강도 삼지연군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29일 전했다.
소식통은 “요즘 백두산과 제일 가까운 삼지연에 지질탐사대가 많이 돌아다니면서 주민들은 ‘진짜 백두산이 폭발하는 것 아니냐’고 수군대고 있다”면서 “설마하는 생각인데 일본 대지진 방송까지 나오자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오히려 기자에게 “백두산에 화산이 터진다는 소식이 정말이냐”고 되물으면서 “위에서 삼지연에 탐사대를 수십명을 보내서 조사를 하고 다니고, 조사대 일부는 삼지연 새 아파트에 머물면서도 인근 주민들과는 일체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지역 주민들의 동요 조짐도 발견됐다. 소식통은 “삼지연 주민들이 장사나 큰 병원에 간다는 구실로 혜산에 내려와 자리를 잡거나 탈북까지 노리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양천구에 거주하고 있는 탈북자 정모 씨도 “삼지연에 사는 언니가 혜산에 있는 엄마 집에 와서 ‘백두산이 터진다는 소문에 우리 동네 사람들은 불안해서 하나둘 외지로 나왔다. 나도 우선 자리를 잡으려고 내려왔다’고 말하고는 한 달이 넘도록 (삼지연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혜산시 주민들은 백두산 화산폭발에 대한 위기감이 삼지연 주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혜산시 소식통은 “국경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은 ‘(백두산이 터지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 (중국으로) 넘어가면 되지’라며 오히려 삼지연 주민들을 위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혜산과 인접한 중국 창바이(長白)에 거주하는 탈북 브로커 조선족 이모 씨는 “요즘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작년에 비해 많아 졌다”면서 “탈북자 중 삼지연 쪽 사람들도 있다”고 말해 화산폭발이 탈북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정일은 지난 1월 당 기관 등에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에 대비해 주민들이 불안해 할 수 있다며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지질탐사대가 백두산 인근의 삼지연 일대에 파견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백두산 천지 종합탐험 활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천지 일대의 지각 변동과 얼음 상태가 지난해와 차이가 없고 동물의 활동도 정상”이라며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동안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을 ‘외부세력의 불순한 의도’라고 일축해온 북한 당국이 직접 대책 마련에 돌입한 것은 외부정보 유입에 따른 주민들의 동요를 사전에 차단하면서 남북 당국간 대화를 위한 물밑 작업 목적인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