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싱가포르행 앞두고 군·간부 통제 위해 철저히 작업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 사진 = the Ministry of Communications and Information, Singapore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떠나기 전, 자신의 부재에 따른 정치적 위기 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군부를 틀어쥐고 고위간부의 휴대전화를 몰수하는 등 철저한 사전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도 소식통은 19일 데일리NK에 “김정은이 이번 미국과의 회담에 나서면서 국가전복, 즉 자신에게 닥칠 정치적 위기를 막기 위해 철저한 잠금체계를 해놓고 떠났다”고 전했다.

먼저 소식통은 “김정은은 무력을 동원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이 있는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들과 인민무력부장(인민무력상) 등이 권한을 갖고 직접 음모를 꾸밀 수 있다고 보고, 그들을 장악하기 위해 모두 싱가포르로 끌고 떠났다”고 말했다. 이는 평양이 비어 있는 동안 반정치적 세력들이 획책할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도 남기지 않기 위한 김 위원장의 극단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 이번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당시 군복을 입은 노광철 신임 인민무력상의 모습이 여러 차례 포착된 바 있다. 특히 이번 노광철의 수행은 김 위원장의 앞선 두 차례 방중 때 군부 인사가 동행하지 않은 점에 미뤄 예상 밖의 이례적인 일로 평가됐다.

아울러 소식통은 “김정은이 싱가포르에 떠나기 전 보위부(국가보위성) 성원들을 각 부대 아래 일반 중대에 한명씩 내려보내 군을 감시하도록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모든 군관들과 군인들은 김 위원장의 출발과 동시에 보위성의 지시에 따라서만 움직여야 했고, 이 때문에 이들은 김정은의 싱가포르 방문 기간 동안 ‘우물에 갇힌 듯’한 생활을 해야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보위부는 군인들이 집에도 가지 못하게 부대에 잡아두고, 중대마다 지키고 앉아 서로 눈길도 마주치지 못하게 했다”며 “심지어 밤에 잘 때는 어둠 속에서 말이라도 주고 받을까봐 불도 끄지 못하게 하고 지켜섰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평양에 남아 있는 고위간부들이 모의할 가능성마저 차단하기 위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도록 모든 부장급이상 간부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고위간부들의 휴대전화 압수 조치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떠나는 시점과 맞물려 동시적으로 이뤄졌다가 13일 아침, 김 위원장이 평양에 도착한 뒤 곧바로 해제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출국 소식을 발빠르게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앞서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싱가포르가 낙점됐다는 것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의 SNS를 통해 확인되면서 김 위원장이 없는 북한을 누가 관리할지, 과연 제대로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 내부 통제와 관리는 제대로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다만 이후 대규모 수행원을 거느리고 싱가포르에 도착한 김 위원장이 중국 항공기에서 내리는 모습, 한밤 중 깜짝 외출을 하는 등 무리 없이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이 북한 매체를 통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보도되면서 ‘김 위원장이 자리를 비워도 체제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자신감의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북한 내부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부재 시 발생할 수 있는 체제 불안 요소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철저하고도 계획적인 통제와 감시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본보는 앞서 11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를 방문한 것과 관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12일까지 북한 국경지역에 특별경비령이 내려져 경계가 한층 강화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12일에는 평양 소식통을 통해 김 위원장의 해외방문 기간 북한 당국이 주민이동을 엄격하게 통제·단속하는 등 긴장이 조성됐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