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주민들 사이서 南상품인 ‘88제품’이 대세라는데…



▲평양 금컵체육인종합식료공장에서 생산한 쵸콜레트단설기. 북한은 바코드가 86으로 시작한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에서 상품에 찍혀 있는 바코드로 한국산(産) 제품을 구별하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전에는 ‘상표없는 옷’ ‘아랫동네 상품’이라는 말로 단속을 피해왔지만, 이제는 ‘88’(한국 국가코드 앞 2자리)이라는 은어(隱語)가 유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요즘 평양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시장들에서는 상품에 찍혀 있는 코드숫자로 제품 생산지를 구별한다”면서 “상품에 찍혀있는 코드 숫자가 ‘88’로 시작되면 무조건 한국산이고 ‘49’로 시작되면 일본산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시장을 둘러보는 주민들에게 ‘MADE IN KOREA’ 표식을 보여주던 상인들이 지금은 ‘88제품 찾습니까’라고 슬쩍 묻곤 한다”며 “청년 학생들도 ‘정말 아랫동네 제품 맞나요’라는 말 대신 ‘88제품 맞는지 좀 봅시다’며 코드를 살펴본다”고 덧붙였다. 

바코드는 개별 품목에 고유한 식별코드를 부착해 정보를 공유하는 국제표준체계로, 앞 2, 3자리는 생산 국가를 나타낸다. 한국은 880, 중국은 690, 일본은 45, 49을 부여받았다. 결국 앞 자리만 본다면 어느 나라에서 생산했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 같은 바코드 식별법이 북한에서 유행하고 있는 이유는 무분별한 생산지 바꾸기 수법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류(韓流) 영향으로 주민들 사이에서 한국 제품이 유행하자 일부 상인들이 일본이나 중국 제품을 한국산이라고 속여서 판매해왔다. (▶관련기사 바로 가기 : 北장마당서 日중고의류 한국産으로 둔갑한다는데…)

소식통은 “진품(眞品)과 가품(假品)을 가리기 위해 중국산 코드 검사기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면서 “기계에 바코드를 갖다 댈 경우 진짜는 녹색등이 가짜는 빨간등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산 제품 판매를 비사회주의행위로 규정, 단속을 강화했지만 교묘히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상인들은 단속요원(보안원)들이 한국 상표만 보면 무조건 압수하는 것을 감안해 상표는 모두 잘라버렸지만 대신 코드가 찍힌 상품은 진열대에 버젓이 내놓고 판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북한)코드에는 관심이 없지만 한국이나 일본, 중국 상품코드 숫자는 웬만한 중학생들까지 이미 다 알고 있다”면서 “조선(북한)코드는 86으로 시작하지만 주민들은 ‘8·3’제품(자투리 자재로 만든 생활용품)이란 말로 비아냥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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