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현송월 방한 사진 연일 화제…“1호 사진 같다”



▲북한 노동신문(23일)이 지난 21일 강릉아트센트 공연장 점검을 위해 차에서 내리는 현송월을 에워싼 사진을 게재해 주민들의 관심을 모았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지난 23일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 방한(訪韓) 사진이 북한에서 연일 화제다.

현송월이 지난 21일 강릉 공연장인 강릉아트센터 점검을 위해 차에서 내리는 사진이 주요 지면이 아닌 4면에 게재됐지만, 주민들은 수령을 상징하는 “1호 사진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에서 1호 사진은 최고지도자의 얼굴이 담긴 사진을 뜻한다. 북한 선전선동부는 수령의 위대성과 혁명의 지속성을 부각하기 위해 1호사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노동신문은 그동안 여러 형태의 수령 중심 단결을 목적으로 김 씨 일가 사진을 주로 1면에 게재해왔고, 주민들의 의식 속에 1호 사진은 권력의 상징이 됐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남조선(한국)에 갔던 현송월이 노동신문에 등장하자, 사람들은 다른 내용보다 높은 관심을 보였다”면서 “주로 수많은 남조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단독으로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1호 사진처럼 보인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현송월이 ‘‘조선의 별’ 영화에서 군중을 선도하는 수령님(김일성)과 비슷해 보인다는 평가도 나온다”면서 “(당국이) 이런 사진을 일부러 신문에 게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흥미있다는 반응도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북한 예술영화촬영소가 제작한 ‘조선의 별’ 1부 장면. 영화는 1920년대 김일성이 일제의 길회선철도부설반대투쟁을 지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유트브 영상 캡처

여기서 ‘조선의 별’은 1980년대 김일성을 처음으로 주인공으로 내세워 위대성을 강조한 영화다. 영화는 1920년대 청년공산주의자들이 김일성을 조선에 떠오르는 별로 상징, ‘한별’로 불렀다며 수령을 신격화하고 있다. 현송월 방한 사진이 북한 주민들에게 이 영화장면을 연상하게 했다는 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소식통은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적대국인 남조선에서 현송월을 이렇게 환영할 수 있나’는 의문을 표시하며 ‘진짜가 아닌 합성사진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특히 ‘여자가 너무 세다’며 현송월 위상에 불만을 표시하는 부정적인 반응도 있었다”고 전했다. 가부장제사회인 북한에서 여자인 현송월이 부각된 건 충격적이라는 얘기다.

또한 성악가수에서 모란봉악단 단장이 된 이후, 지난해 10월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으로 승격한 것과 ‘단장 자격으로 방한’이라는 파격 행보가 이어지면서 현재 위상에 대한 의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원수님(김정은)의 특별한 신임을 받는다”는 설과 함께 “부인(리설주)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북한 노동신문이 27일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등 12명으로 구성된 남측선발대가 마식령스키장과 금강산지구 등을 돌아봤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도 관심사다. 소식통은 “노동신문을 통해 마식령 스키장을 점검하는 남조선 선발단 소식도 전해지면서 대체로 (남북)관계가 곧 개선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라며 “관심 없던 주민들도 ‘요즘 남조선으로 왔다갔다하며 올림픽을 준비한다’는 이야기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설송아 기자
북한 경제 I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