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학생들이 과시용으로 핸드폰을 무리하게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서 사(私)경제 영역이 확대되면서 부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풍조가 나타나, 이 같이 대학생들이 핸드폰을 구입하려고 한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대학생들이 손전화(핸드폰)를 부모들에게 사달라고 떼를 쓰고, 부모들은 이런 성화에 못 이겨 사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는 손전화가 있어야 다른 사람들이 깔보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집이 아무리 가난해도 대학생들은 손전화를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못 사는 것처럼 보이면 무시당할 수 있고 나중에 직장에 나갈(취직할) 때도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동통신기구판매소에 판매되는 일반적인 휴대폰은 1300위안(북한 돈 약 156만 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북한이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아리랑 타치폰(스마트폰)’은 2800위안(북한 돈 약 33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현재 양강도 혜산시장에서 쌀 1kg에 5000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싼 휴대폰 한 대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쌀 300kg 정도를 살 수 있으며, ‘아리랑 타치폰’을 사려면 무려 쌀 660kg과 맞먹는 돈을 써야 한다.
소식통은 “혜산 농림대학 같은 경우에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다 오는데, 기숙사에 사는 거의 모든 학생들이 손전화를 갖고 있다”면서 “심지어 요금이 부담스러워 정작 통화는 잘 하지 않으면서 손전화를 그냥 가지고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대학생들은 타치폰 정도는 갖고 있어야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때 멋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경제력이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면서 정상적이지 않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