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간부, 쌀 120kg 살 돈으로 탈북 성공가능성 점친다

최근 북한 간부들의 연쇄 탈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간부들이 탈북을 염두에 두고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점쟁이’를 찾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김정은 체제에서 숙청·처벌이 빈번하게 일어나자 간부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미신행위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탈북과 관련한 미신행위를 하는 간부들이 은근히 많아지고 있다”면서 “간부들이 중앙의 지시를 집행하지 못하게 되면 숙청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압박감에 점집을 드나들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 때문에 요즘은 점을 봐주러 다니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띈다”면서 “점을 잘 본다는 소문만 나면 (탈북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고위 간부들도 자연스럽게 몰린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생계와 건강 및 사회 통제 등에서 비롯된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미신 행위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 김정은 공포통치에 따라 이러한 풍조가 확산되고 있고, 이를 단속해야 할 간부들도 자연스럽게 무속인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미신 행위는 불법에 해당한다. 북한 형법 256조(미신행위죄)에는 ‘돈 또는 물건을 받고 미신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앞 항의 행위가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3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고도 돼 있다. 

그러나 점을 본 주민은 법적으로 처벌을 받지 않는다. 다만 사회주의 미풍에 어긋난다며 혁명적 사상단련을 강조하고 엄격한 정신 교육을 실시한다. 하지만 군, 보위부 관리들도 점을 보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식통은 “양강도에서는 간부들이 점집을 찾아 흔히 승진이나 이사(탈북)문제를 물어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이런 것을 간파한 점쟁이(무속인)들은 점을 보려는 상대가 어떤 직책을 가졌는지를 가려가면서 비용을 부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지금은 가족단위나 간부출신이 탈북을 하려고 할 때에도 점을 잘 치는 집에 가서 물어보고 (날짜) 결정을 하는 것이 보통일로 돼버렸다”면서 “일반 주민들이 건강이나 결혼 문제를 알아보는 것은 1만 원 정도이지만 간부들의 탈북 문제는 60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북한 시장 물가(쌀 1kg 5000원)를 따져봤을 때, 60만 원은 쌀 120kg을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단순하게 보면 큰돈 같지만, 간부들이 탈북을 결심했다는 건 모든 걸 걸었다는 뜻이기 때문에 가격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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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