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Focus] 전세계 테러조직, 새 둥지 찾아 이동중

▲ 두 차례에 걸쳐 테러 공격을 당한 뒤 영국 런던

최근 발생한 영국 런던의 1, 2차 테러와 이집트 휴양 도시 샤름 엘-셰이크에서의 테러를 계기로 알 카에다를 비롯한 테러 조직 네트워킹에 대한 수사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용의선상에 오른 인물들이 모두 파키스탄과 동부 아프리카가 출신이어서 이 지역이 새로운 테러 근거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경찰의 수사에 따르면 1차 테러의 용의자 4명 중 3명이 파키스탄 출신이며, 2차 테러의 용의자 4명이 동부 아프리카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소말리아 출신의 야신 오마르(24)와 에트리아 출신 무크타르 사이드 아브라함(27) 등 2차 런던 테러의 용의자에 대한 신원이 추가로 발표됐다.

한편 이집트 당국은 테러 용의자로 테러가 있기 며칠 전부터 그 행방이 묘연해진 파키스탄인 6명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만일 그들이 실제 테러를 감행한 자들로 밝혀질 경우 알 카에다와의 연계설이 더욱 신빙성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알 카에다는 이슬람 국가들 중에서도 특히 파키스탄에서 인기가 높다. 또한 빈 라덴이 이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의 경계지역에서 이슬람 부족의 비호 하에 은신, 건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56명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영국 테러, 88명이 희생된 이집트 테러의 용의자로 파키스탄인이 지목되면서 파키스탄 정부의 반테러 정책도 더욱 강도 높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테러 위협마저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젊은 무슬림들 파키스탄으로 속속 모여

파키스탄의 이슬람 세력은 무샤라프가 미국의 반(反) 테러 전쟁에 협력하는 데 대해 격렬하게 반대할 뿐만 아니라 정권 전복을 노골적으로 경고해 왔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들을 와해시키기 위해 내부적인 투쟁을 전개하고 있으나 이슬람 근본주의에 입각한 그 조직적 토대가 워낙 견고한 까닭에 쉽지만은 않은 형국이다.

사실 파키스탄은 그동안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의 학교라고 불릴 정도로 여타 중동 지역 국가들보다 더욱더 치열하게 전개되어 왔다. 특히 13,000 여개에 이르는 ‘마드라사’(이슬람교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학원)가 전국적으로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이슬람 근본주의를 교육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세계의 젊은 무슬림들이 이곳으로 속속들이 모여 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동부아프리카는 극단적 테러 세력의 새로운 캠프가 꾸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미 이곳을 대테러 최대 위험 지구로 보고 있다. 실제로 1998년 알 카에다는 수단을 근거지로 하여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 대사관을 폭파함으로써 222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

또 2002년에는 그 연계 조직의 소행으로 케냐 몸바사의 이스라엘인 소유 호텔이 공격당해 18명이 희생되었다. 특히 이스라엘 민항기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감행되는 등 무차별 테러가 공공연히 시도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유엔 모니터 팀은 알 카에다 관련 2개 무장 집단이 케냐에만 17개의 이동 훈련 캠프를 가동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렇게 동부 아프리카가 테러의 새로운 근거지로 부상하게 된 것은 끊임없는 내전과 정정의 불안 속에서 공적 치안이 전혀 확립되지 못하고 있고, 주민들의 기아와 죽음이 계속돼 테러 세력이 뿌리내리기에 완전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알 카에다를 비롯한 극단적 테러 네트워킹의 실체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증거는 테러 세력의 움직임에 대한 새로운 시사점을 던져주는 측면이 있다.

빈 라덴이 9.11 테러로 세계인을 경악시킨 이래, 미국과 국제 사회의 공격적인 대테러 연대 및 투쟁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그리고 중동 역내를 장악함에 따라 점차 고전적 근거지를 상실하게 된 테러 세력은 세계적 범위의 은밀한 취약 고리를 쫓아 불가피하게 그 새로운 둥지를 찾아 헤매고 있는 것이다.

이종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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