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6월 23일>
논평-가뭄을 전투놀음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
심각한 가뭄에 곡식이 말라가자 바빠 맞은(바쁜) 김정은 정권이 가물과의 전투를 또 시작했습니다. 노동신문, 텔레비죤(텔레비전) 방송은 매일같이 전국 농촌 각지의 가뭄 극복 노력을 소개하면서 가물과의 투쟁에 한 사람 같이 떨쳐나서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해마다 하는데 만성화된 인민들은 꿈만해 하고(대수롭지 않게 보고) 있습니다. 하긴 가물전투라고 해봤자, 바께쯔(물통)나 비닐방통, 심지어 플라스틱병 같은 걸로 물을 담아 날라서야 곡식에 가뭄 극복이 되겠습니까. 오히려 땅이 갈라 터지는 것과 같은 부작용만 낳고 있습니다.
가물전투라고는 하지만 해마다 똑같이 반복하는 이유는 너무도 뻔합니다. 농사 작황이 좋지 않은 것이 마치나 가뭄피해 같은 천재지변 때문에 오는 것처럼 환기를 시켜 국제사회로부터 구걸질을 하기 위한 하나의 꼼수입니다. 강수량이 32년 만의 최저치라고 우는소리를 하지만 북한에 가뭄이 들면 남한 역시 가뭄이 듭니다. 그렇다고 남한의 전체 인민이 떨쳐나서 이처럼 분주탕을 피우지는 않습니다. 대신 정부가 대책을 세웁니다. 저수지 물도 확보하고 관개수로 잘 정비해 줍니다. 만약 극심한 가물로 피해를 입었다면 보상까지 해줍니다.
가물전투를 벌이는 또 하나는 이유는 전당, 전국, 전민 동원이라는 명목으로 인민들을 손쉽게 통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모내기전투가 끝나 농촌에 동원할 명목이 없어진 지금 가물전투라는 좋은 핑계로 농촌에 한 사람이라도 더 묶어둘 수 있다면 바께쯔로든, 비닐방통이로든 중요하지 않습니다. 매일 수십만 명의 일꾼들과 근로자들이 농장 논밭들에서 인민군 군인들과 힘을 합쳐 물주기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도 이런 놀음으로는 가뭄을 해결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해마다 우물파기, 졸짱(지하에 박은 파이프라인)박기는 기본이고 어린 학생들까지 총동원된 물주기 전투를 수십 년 동안 3대에 걸쳐 해왔으면 그만둘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놀음을 벌이면서 인민들만 피곤하게 만들 건지 묻고 싶습니다. 이제 더 이상 안 됩니다. 김정은 정권이 존재하면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루빨리 인민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된 지도자를 뽑아 북한사회를 새롭게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그때 가서야 가물전투 같은 온갖 잡다한 전투놀음도 끝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