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4월 21일>
집중분석-한미연합훈련 종료, 앞으로의 남북관계는?
화제가 되는 뉴스를 살펴보는 집중 분석 시간입니다. 북한 당국이 그동안 도발 위협의 명분으로 삼았던 한미 연합 군사 연습이 지난 18일 모두 끝났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도 역시 한미 군사 연습 동안 긴장을 고조시켰는데요, 앞으로는 어떻게 남북관계가 어떻게 변할지 김민수 기자와 함께 전망해 보겠습니다. 김민수 기자 안녕하십니까?
진행: 매년 같은 기간에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진행되는데요, 올해 훈련도 끝이 났네요. 두 달 가까이 진행됐죠?
김: 네. 한국과 미국은 매년 연례 방어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 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6일까지 키리졸브 훈련이 있었는데요, 이 훈련은 북한 당국이 한국을 침략했을 때를 가정해 한미 군대를 어떻게 투입할 것인가를 훈련하는 지휘소 훈련입니다. 병력은 가동하지 않고 컴퓨터로 진행하는 모의 훈련입니다. 그리고 키리졸브 때 진행한 모의 훈련은 실제 병력을 동원해 실시하는 독수리 훈련이 이어졌는데요, 지난 18일 훈련이 모두 끝났습니다.
진행: 이번 훈련은 예전과 다른 점이 있어서 눈길을 끌지 않았습니까?
김: 네. 이번 훈련 때 눈에 띈 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처음으로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과 ‘맞춤형 핵 억제전략’을 적용한 훈련이 시행됐습니다. ‘공동국지도발대비계획’은 지난해 한국과 미국 합창의장이 김정은의 각종 국지도발에 대응하기 위해서 세운 계획입니다. 이 계획을 올해 한미군사훈련 때 처음 연습을 했습니다. 맞춤형 핵 억제전략도 지난해 두 나라가 합의한 건데요, 김정은 정권이 핵이나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조짐을 보이면 미리 감지해서 선제타격도 할 수 있다는 계획입니다. 이 전략도 올해 한미군사훈련 때 처음 적용됐습니다.
진행: 북한 당국도 늘 그랬던 것처럼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이 있었죠?
김: 네. 북한은 매년 한미군사훈련을 북침전쟁 훈련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도 매년 같은 기간에 동계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들도 군사훈련을 하면서 한미군사훈련을 문제 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 말입니다. 아무튼 북한 당국도 동계훈련을 했고, 매년 동계훈련이 끝날 무렵에 진행하는 대규모 화력 시범 준비를 위해 병력과 포병 화기가 집결하고 있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또 지난 15일에는 평양에서 전군의 모든 조종사가 참가한 제1차 비행사대회를 열어 하늘의 결사대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진행: 매년 북한 당국이 한미군사훈련을 비난하고 긴장을 고조시켜 왔는데요, 그래도 올해는 다를 거라는 전망이 나왔잖아요?
김: 네. 바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됐기 때문인데요, 당초 북측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하자는 남측의 제안에 대해 한미군사훈련 중단이라는 남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가 이를 철회했습니다. 지난 2월 5일 남북 적십자 실무 접촉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합의했을 때 북측은 그동안 주장해왔던 한미 군사훈련의 중단을 직접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산가족 상봉 기간과 한미군사연습 기간이 이틀간 겹쳤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순조롭게 진행됐습니다. 그래서 올해 한미군사훈련 때는 남북관계가 악화되지 않고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결국 김정은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길을 택했습니다.
진행: 지난해보단 수위가 낮긴 하지만 한국을 향해 도발 위협을 상당히 많이 했잖아요?
김: 그렇습니다. 뒤늦게 알려졌지만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던 2월 24일 밤 북한 경비정이 서해 해상분계선을 세 차례나 침범해 남측을 위협했습니다. 이후 수차례 단거리 미사일, 신형 방사포, 또 5년 만에 중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면서 한국에 대한 위협을 계속했습니다. 이로써 적대적 행위를 중지하자고 먼저 제안했던 북한 당국의 주장이 진실성이 없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또 상호비방 중지를 하자던 제안도 북한 당국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다시 시작하면서 스스로 말을 뒤집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진행: 사실 지난 2월 남북 고위급 접촉이 성사되고 이산가족 상봉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남북관계에 순풍이 불겠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왔는데요, 북한 당국의 도발이 이어지면서 한국도 대응을 강화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북 사이의 긴장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네요.
김: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7일까지 경상북도 포항 일대에서 한미 연합 상륙훈련인 ‘쌍용훈련’이 실시됐습니다. 매년 시행되는 훈련이지만, 올해 훈련은 사단급 병력이 투입되고, 장비도 예년보다 보강됐는데요, 1993년 진행된 ‘팀 스피리트’ 훈련 이후 20여 년 만에 최대 규모로 진행됐습니다. 또 매년 한미 공군이 1년에 2차례씩 진행하는 ‘맥스 썬더 훈련’도 지난 11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는데요, 역대 최대 규모인 100여 대의 항공기가 참가했습니다. 이런 훈련이 당초 크게 기획되기도 했지만 북한의 잇따른 로켓,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더 강화된 측면이 있고, 특히 북한 외무성이 지난달 30일 4차 핵실험을 시사한 이후에 한미 당국은 북한 당국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진행: 북한 당국이 최근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끝났다고 해서 남북 간의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요, 앞으로 남북 간 긴장관계가 계속될까요?
김: 네. 현재 북한 당국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건 단순히 남북관계 때문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이산가족 상봉을 하자는 남측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이후 자신들이 원하는 금강산 관광 재개나 5·24제재 조치 해제, 식량과 비료 지원을 남측으로부터 받아내려고 했을 겁니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원칙이 쉽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대화에서 압박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입니다. 또 국제 정세를 보면 북한 당국은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를 원하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비핵화 사전조치 없는 회담 재개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지난 3~4월 사이에 북한 당국은 미사일 도발과 인권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반발해서 김정은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남북관계의 긴장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 올해 초부터 남북관계 개선을 강하게 주장했던 북한 당국이 닷 새 간의 이산가족 상봉을 끝으로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중대제안을 통해 적대적 행위를 중단하자던 북한 당국의 말이 아직도 생생한데요, 이제라도 그 말에 책임을 지면 좋겠습니다. 김민수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