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3월 6일>
논펑-마식령 스키장은 김정은 체제 실패의 상징
북한의 대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어제 희한한 궤변을 늘어놔 사람들의 실소를 자아냈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스키장은 직업적인 체육선수들과 돈 있는 사람들만 이용할 수 있지만, 마식령 스키장은 그렇지 않다며 이것을 김정은의 인민 사랑의 결정체, 최고정화라고까지 했습니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황당한 궤변입니다.
지금 마식령 스키장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우리민족끼리의 주장대로라면 스키를 즐기려는 근로자들로 차고 넘쳐야 정상입니다. 그러나 막대한 돈과 인력을 들여 건설한 마식령 스키장은 지금 한산하다 못해 삭막한 상황입니다. 물론 특권층 자식들이나 외국인들 일부가 찾고는 있지만,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실패작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스키는 고급 운동에 속합니다. 적어서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정도는 돼야 일반 주민들도 스키를 탈 수 있습니다. 소득이 2만 달러가 넘는 한국에선 겨울철이면 수백만 명이 스키장을 찾아 즐기고 있습니다. 6천 달러가 넘은 중국에선 이제 금방 시작입니다. 그런데 1인당 국민소득이 몇 백 달러도 안 되는 북한의 현실에서 일반 주민들을 위해 스키장을 건설했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김정은이 왜 이렇게 막대한 돈을 들여 마식령 스키장을 건설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마도 어렸을 때 잠시 유학했던 스위스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 스위스는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으며, 특히 겨울철엔 전 세계 사람들이 스키를 즐기러 몰려듭니다. 이때의 기억을 되살려 김정은은 근사한 스키장만 만들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와 외화벌이도 되고 자신의 업적도 과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스위스와 상황이 다릅니다. 스위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개방이 잘 돼있고 평화로운 나라지만 북한은 가장 폐쇄적인 나라이고 놀러 온 관광객을 잡아두고 행패를 부리는 곳입니다. 인질로 붙잡혀 시달리는 광경을 세계 사람들은 눈으로 직접 목격했는데 어느 누가 이런 곳에 스키를 타러 가겠습니까. 개혁과 개방이 이루어지고 핵무기가 없어져 조선반도 평화가 보장되기 전까지 북한의 관광 사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이 이러할진대 어쭙잖은 스키장 하나 만든 게 뭐라고 인민사랑의 결정체니, 최고 정화니 하는 말을 내뱉는단 말입니까? 특권층의 놀이터에 불과한 마식령 스키장은 결국 김정은 체제 실패의 상징이자 최고정화에 불과하다는 사실 똑똑히 명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