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북한 주민들이 청취한 대북 라디오 방송 중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자유조선방송/2월 26일>
논평-사상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평양에서 이틀 동안 열렸던 당 선전선동부문 일꾼 대회가 어제 끝났습니다. 김정은은 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자기 영도체계를 세우는 데 앞장서라고 고무했습니다. 연설도 했는데 참 가관입니다. 문헌 토의사업, 그러니까 자기가 발표한 논문을 전당적으로 진행하고 학습과 강연도 하고 결의도 많이 다졌지만, 실제 당 안에서 현대판 종파가 발생한 것을 미연에 적발 분쇄하지 못했다고 비판을 했는가 하면 자본주의 독소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모기장을 2중 3중으로 든든히 치라는 희떠운 소리까지 했습니다.
아첨꾼들의 권력투쟁놀음에 이용되어 고모부까지 죽여 버린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라는 딱지가 붙은 주제에 이런 말을 하는 것도 한심하거니와 마치 제국주의 사상 문화적 침투책동 때문에 인민들의 사상이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것처럼 오도하는 것이야말로 듣기조차 창피스런 말이라는 걸 모르는 모양입니다. 김정은이 떠들어댄 그 사상 때문에 우리 인민은 수십 년 동안 김정은 일가의 노예로 살아왔습니다. 수백만이 죽어 나간 고난의 행군이 없었다면 현재도 진행 중인 살기 위한 고통이 없다면 혹시 몰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 인민은 이 모든 걸 넘어섰습니다. 김정은이 하늘이 낸 인물도 아니고 더구나 우리 인민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능력 있는 지도자, 자애로운 어버이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가난과 굶주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 힘을 길러 자체로 살아가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 인민들입니다. 이들에게 아무리 충성의 사상을 강요하며 통제한다 한들 이제 김정은을 따르겠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아무리 통제를 하고 잡아가두며 수용소까지 보내도 인민들은 몰래몰래 라디오를 듣고 엠피쓰리, 디브이디플레이어, 손전화를 통해 외부소식을 전해 들으며 희망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총대를 내세우고 사상을 통제하는 방법으로 인민들을 통제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김정은은 일찌감치 인민들의 사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지금부터라도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 모든 힘을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훨씬 더 낫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괜히 사상의 변질이요, 사상적 배신자들이 가닿게 되는 종착점은 다름 아닌 반당·반혁명이요 하는 수작만 떠들어 대지 말고 일찌감치 감당도 안 되는 그 권력의 자리에서 내려와 조용히 살아가는 게 훨씬 더 낫습니다. 이것이 최선의 길, 선택이라는 걸 잊지 말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