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정밀분석②] ‘선언이행’은 결국 김정일 손에…

5.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위한 투자를 장려하고 기반시설 확충과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민족내부협력사업의 특수성에 맞게 각종 우대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하고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개성공업지구 1단계 건설을 빠른 시일안에 완공하고 2단계 개발에 착수하며 문산-봉동간 철도화물수송을 시작하고, 통행․통신․통관 문제를 비롯한 제반 제도적 보장조치들을 조속히 완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개성-신의주 철도와 개성-평양 고속도로를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해 개보수 문제를 협의·추진해 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안변과 남포에 조선협력단지를 건설하며 농업, 보건의료, 환경보호 등 여러 분야에서의 협력사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 경제협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현재의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부총리급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로 격상하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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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0.4 공동선언의 경협관련 핵심 조항이다.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은 6.15 선언 제4항이다. 북한은 이 4항을 바탕으로 7년동안 쌀, 비료 등을 받아갔고, 뒤늦게 개성공단을 시작했다. 개성공단은 남측 입장에서는 남북경협 사업이다. 김정일 입장에서는 땅과 사람을 빌려주고 달러를 걷어간 사업이다. 개성공단의 기업별 이윤은 아직 없거나 낮은 편이다.

제5항의 문구 중 ‘민족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라는 대목은 남북 쌍방간 인식의 차이가 클 수 있다. 남측은 자연자원도 이용하고 1차자원을 싸게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북한은 이 대목에서 필요하면 쌀과 비료, 에너지, 현금을 요구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경제특구건설 등 모든 문구가 ‘~하기로 하였다’로 되어 있어 개성공단을 착공하는 데 4년이 걸렸듯이 북한이 어떤 식으로 나오느냐에 따라 빨리 진척될 수도 있고 한없이 늦어질 수도 있다. 경추위가 부총리급으로 격상되었다고 하지만 큰 차이는 없다.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대목은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지만 이 부분이 희망적으로만 된다면 중국과의 교역에서 매우 유리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안보문제와 맞물려 해주직항로 개설은 뜨거운 쟁점으로 부상될 전망이다. 남한이 평화수역으로 직접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모를까, 어디까지나 북한 군이 장악하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주도권을 남한이 갖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만약 실제로 평화수역이 될 수 있다면 중국과의 교역에서 유리해지지만 현실적인 성사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

철도수송 문제는 남이 북에 지원하는 것이고, 안변, 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 등은 남한 기업들이 어떤 타산을 할지 두고봐야 한다.

6. 남과 북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를 빛내기 위해 역사, 언어,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 체육 등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백두산관광을 실시하며 이를 위해 백두산-서울 직항로를 개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2008년 북경 올림픽경기대회에 남북응원단이 경의선 열차를 처음으로 이용하여 참가하기로 하였다.

=이 분야의 남북교류는 많이 할수록 좋고 오히려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오도록 추동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형태에서 크게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백두산 관광은 금강산 관광을 모델로 하여 북한이 현금 확보에 유리하다. 결국 김정일 정권에게 현금을 지원하는 또 하나의 창구가 생긴 셈이다. 남북 주민들간의 교류라는 점에서도 효율성이 떨어진다. 경의선 열차 사용은 이를 계기로 상설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나, 결국 돈 주고 한번씩 이벤트를 벌이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7. 남과 북은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흩어진 가족과 친척들의 상봉을 확대하며 영상 편지 교환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금강산면회소가 완공되는데 따라 쌍방 대표를 상주시키고 흩어진 가족과 친척의 상봉을 상시적으로 진행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자연재해를 비롯하여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동포애와 인도주의, 상부상조의 원칙에 따라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번 회담에서 성과를 전혀 거두지 못한 분야다. 국군포로, 납북자 가족들이 절망한 대목이다. 이 대목에서 이번 정상회담 추진팀의 역량이 그대로 나타났다. 경협은 북한이 원하는 것이고,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는 남한이 인도주의 부문에서 첫번째로 해결해야할 역사적 ‘숙제’나 마찬가지였다. 이번 회담에서 정부가 비판받아야 할 대목이다.

8. 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이 선언의 이행을 위하여 남북총리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제 1차회의를 금년 11월중 서울에서 갖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하였다.

=북한이 조총련 등 재외기관 재건 등을 위해 활용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조총련을 한국이 접수하기는 어려운 만큼 한국이 돈을 대고 주도권은 북한이 갖는 상황이 올 수 있을 것이다.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협의’한다는 대목은 6.15 선언 마지막에 명기된 ‘김정일 답방’보다 더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 대목은 생색이나 내려는 ‘거품’에 불과하다. 김정일은 자신에게 이익이 되면 회담을 하고 손해가 되면 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이번 회담은 ‘평화’ 분야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하는 조항이 많고, 경협은 북한이 마음 먹기에 따라 빨라질 수도 있고 늦춰질 수도 있다. ’10. 4 공동선언’ 이행의 주도권도 여전히 김정일이 갖게 된 셈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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