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미사일 전문가] 北 대포동 2호 ‘의도된 실패’인가?

북한이 5일 새벽 발사한 대포동 2호 미사일이 발사 40여 초만에 동해상에 추락한 것에 대해 “북한의 ‘의도된 실패’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몬테레이 소재 비확산연구소의 신성택 연구원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북한은 이미 98년 8월에 인공위성 ‘광명성1호’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미사일 실험발사에 성공했었다”며 “오늘(5일) 발사 실패한 대포동 2호의 경우 기술적 결함 보다는 ‘의도된 실패’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98년에 발사한 대포동1호는 장거리 미사일이고, 이번에 발사한 대포동 2호의 경우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이라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능력은 이미 98년에 보여줬기 때문에 이번에 발사한 대포동 2호가 ICBM인지 아닌지만 보여주면 북한의 정치적 의도는 성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ICBM의 경우 미사일 발사대에서 분리되는 장면만 확인되면 미사일의 성격을 바로 알 수 있다”면서 “발사대의 각도와 미사일에서 나오는 불꽃 등을 이미 미국이 인공위성을 통해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굳이 멀리 발사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대포동 2호가 일본을 넘어 미국 본토까지 접근했다면 북한이 원하는 미국과의 양자협상은 물 건너가는 것”이라며 “북한 미사일이 미 본토까지 접근했을 경우 미국은 양자회담은커녕 강공으로 나올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발사성공은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새벽에 발사한 의도’에 대해 그는 “이번에 발사한 것이 인공위성이 아닌 미사일 발사라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이라며 “인공위성의 경우 보통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씨를 골라 오후 2~3시 정도에 발사하는데, 미사일의 경우 기후나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4일(미 현지시각)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발사 성공과, 미국 최고 국경일인 독립기념일에 맞춰 발사해 최대한의 효과를 노렸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북한 외무성 관계자는 1998년 대포동1호 발사 때와는 달리, 5일 방북중인 일본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발사는 나라의 자주권에 속하는 문제”라며 미사일 발사 사실을 이례적으로 바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