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공단 폐쇄 지침 없다”

북한이 8일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를 발표하면서 북측 근로자들이 공단에 출근하지 않고 있지만 폐쇄 지침은 내려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근로자들도 조만간 조업이 재개될 것으로 보고 당분간 각 가정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농촌 및 사회동원 투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개성공단 근로자와 통화한 평양 내부 소식통은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어제 개성공단 근로자들을 전원 철수시키고 사업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당국은 ‘근로자들에게 모두 이틀간 휴식을 취하고 노력동원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면서 “이틀 휴식을 취한 이후 11일부터 직장별로 농촌동원과 각종 사회동원에 투입될 예정이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은 4월에는 농촌에 일거리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각종 사회동원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태양절(4월 15일)을 앞두고 있는 만큼 김일성 생일을 기념하는 행사인 ‘충성의 노래모임’과 각종 기념강연회, 영화문헌학습 등 정치행사도 준비해야 한다.  


소식통은 근로자들에 대한 당국의 지시와 관련, “근로자들에게 잠시 운영을 중단한다는 통보만 내려갔지 폐쇄한다는 지침은 없다. 근로자들은 개성공단이 머지않아 재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공단 근로자들은 직장이 해산되는 걱정까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식통은 “근로자들은 폐쇄보다는 공단 중단이 오래가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남한과의 긴장 속에서도 개성공단이 중단되는 일은 없었기 때문에 생계 대책을 당국이 세워줘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개성공단에 잠정 중단 조치가 내려진 배경에 대해 “긴장된 정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군대에서는 개성공단을 중단시키려는 움직임이 계속 있었다”면서 “최근 정세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최종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개성공단이 잠정 중단됨에 따라 공단을 통해 북한 전 지역으로 유통되고 있는 한국산 ‘초코파이’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의 다른 소식통은 “개성공단 초코파이는 그동안 500원에 각 지역으로 팔려나갔지만 어제(8일) 공단 중단에 따라 50%가 오른 75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 장마당 최종 소비자가격도 2000원에서 1000원가량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이어 소식통은 “개성공단에서 나오는 초코파이나 라면, 막대커피(커피믹스)는 북한 전국에서 인기가 있는 상품이다”면서 “공단 중단이 장기화되면 이들 가격은 더욱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