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부 ‘충격’…”수령님 서거 이후 처음 통곡”

북한 당국이 30일 오전 11시부터 화폐개혁을 전격 단행함에 따라 북한 내부가 큰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인민보안성의 모든 인력이 주민 통제에 나섰고, 국가안전보위부와 보위사령부, 군 부대까지 비상대기령이 발령됐다.


이번 화폐교환은 구권대 신권의 비율이 ‘100대 1’ 비율로 각 세대당 교환 가능한 최고한도 북한 돈1천원이며 이는 기존 북한의 구화폐 10만원에 해당되는 돈이다. 10만원 이상 되는 액수는 신권으로 교환이 불가능하다.


이날 함경북도 지역에서는 오전 8시 30분경 각 시군 별로 기관장 및 초급당 비서 회의가 열렸고, 이자리에서 화폐교환에 대한 방침이 전달됐다. 


이어 오전 11시부터 인민보안서 보안원들과 각 부문 규찰대 인력들이 거리에 나와 주민 감시에 들어갔으며, 낮 12시부터는 군부대 비상대기령이 발령됐다. 이날 오전 부터 긴급 소집된 각 인민반 회의와 공장 기업소 강연에서는 “밤 10시 이후 이동을 금지하고 규정위반자를 엄격히 단속한다”는 내용도 공표됐다.


함경북도 지역에서는 이미 며칠 전부터 ‘곧 화폐개혁이 진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평소에 이 같은 소문들이 자주 들었던 대다수 일반 주민들은 미처 신경쓰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아무리 화폐교환을 한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야만적으로 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피타게 모은 돈들이 모두 물이 됐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양강도 혜산시의 경우 오전 8시(북한은 출근시간이 아침 8시임)에 기관장 비상회의가 소집됐고, 모든 기관장, 초급당비서들이 모인 오전 9시부터 혜산시 경비를 맡고 있는 인민보안서 보안원들의 경호아래 화폐개혁 방침이 전달됐다. 


혜산시당 책임비서는 화폐교환을 통지하면서 교환원칙과 방법, 화폐교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주민들의 혼란에 철저히 대처할데 대한 문제를 가지고 약 1시간 가량 강연을 진행했다.


양강도 소식통은 “화폐교환 소식을 전하는 시당책임비서도 우울한 얼굴이었고 회의장은 침통한 분위기였다”면서 “회의에 참가한 여성 기관장들 중에는 허탈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장 기업소들로 돌아간 기관장들은 곧 노동자들을 모아 놓고 긴급회의를 열어 화폐교환 소식을 전했다. 이자리에서는 “이번 화폐교환과 관련해 백성들의 동향을 모두 보고하게 됐으니 말과 행동을 특별히 주의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같은 시각 혜산시 인민위원회 회의실에서는 각 동사무소장들과 인민반장들이 모여 인민위원회 간부로부터 화폐교환 소식을 전해들었다.   


낮 11시부터는 인민보안서 보안원들과 각 부분 규찰대, 국가안전보위부 지도원 들이 시내 곳곳에 대한 순찰 업무를 시작했으며 정오 무렵부터는 트럭을 탄 군인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혜산 시내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혜산시장에 화폐개혁 소식이 처음 전해진 것은 10시 15분경. 20대 초반의 한 여성이 생필품 매대에 급하게 달려와 낮 11시부터 ‘화폐교환’이 있을 예정이며, 교환한도는 ‘세대당 10만원’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렸다. 


소식을 전해들은 시장 상인들과 행인들이 여성들 주위로 모였으나 선뜻 믿기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10만원 이상의 돈은 모두 무효로 한다”는 여성의 말에 한 노인은 “미친년”이라고 욕설까지 퍼부었다.


그러나 10시 40분경에 혜산시장 관리소장이 시장 입구에 나와 “곧 화폐교환이 있으니 모두 해당 기업소와 인민반들에 돌아가 위에서 내려온 지시에 따르라”는 방침을 전달했다.


화폐개혁이 기정 사실로 전해지자 한순간 공황상태에 빠졌던 사람들이 여기저기에서 눈물 섞인 분통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소식통은 “장사하던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쥐어 뜯으며 통곡을 하다 여기 저기에서 실신해 쓰러졌다”면서 “식량 매대에 있던 한 여성은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장사꾼들은 그나마 중국돈을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쌀 장사꾼들은 모두 우리 돈(북한화폐)으로 값을 계산하기 때문에 대부분 우리 돈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며 “그래서 그들이 받은 충격이 더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 당국은 “수령님(김일성)의 초상화가 있는 돈을 훼손하는 행위는 역적으로 취급한다”며 주민들이 반항의 표시로 구 화폐를 손상시키는 행위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의주 소식통은 “집집마다 실신상태에 빠진 주민들의 통곡소리도 그치지 않고, 부부간 싸움이 나는 가정들도 많다”며 “담당 보안원들과 보위지도원들이 싸움을 하거나 소란스러운 집들마다 찾아다니며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사람들이 응대조차도 하지 않는다”고 현지 표정을 전했다.


그는 “이번 화폐교환은 정말로 기막힌 협잡”라면서 “수령님(김일성) 서거 이후 사람들이 길바닥에 주저 앉아 통곡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함경북도 회령시 강안동에서 젓갈장사를 하던 60대 부부가 화폐교환 소식에 비관해 목메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이 지역 인민보안서에서는 주민들의 동요가 확산될까 긴장하고 있다고 함경북도 소식통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