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파견 北 보위성원 “제재 수용하기 힘들어…미국과 싸워야”

남북·북미·북중 정상회담이 잇따라 개최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데일리NK는 최근 중국 모처에서 북한 국가보위성 소속 인사를 만나 대북제재·남북관계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 과정에서 그는 짙은 사상성을 바탕으로 미국에 대한 반감을 여실히 드러내면서도 한편으로는 내부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북한체제를 객관적인 시각에서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북한 사회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차원에서 북한체제 보위의 최전방에 있는 보위성원과의 인터뷰 내용을 가감 없이 싣기로 했다.

다음은 중국에 파견된 북한 보위성원과의 인터뷰.

-대북제재가 여전히 이행되고 있는데.

“그것(대북제재)은 수용하기 힘듭니다. 트럼프 눈치 보면서 자기네(남한)도 제재 압박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건지 본심인지는 모르겠는데 신경을 자극시킵니다. 중국에도 식당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 제재 때문에 새로운 애들은 못 들어오고 다음해에 조선(북한)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조선이란 나라가 사회주의를 하던 무엇을 하던 제재하지 말고 다른 나라처럼 국제시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하고 나서 확실히 자본주의보다 못 산다고 욕하면 이해하겠는데 중국, 러시아, 남쪽이 다 제재해서 막힌데다 미국이 국제시장에 나가 팔지도 못하게 만들어놓고 완전 못사는 나라라고 하니까 열 받습니다.

조선에 들어가면 아이든 어른이든 물어보면 싸움하고 미국에 핵무기 떨궈야한다고 합니다. 사실은 (핵무기를) 없애면 제재도 풀리고 생활이 좋아지니까 (김정은) 위원장이 그렇게 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까지(드러내지) 말고 다른 데는 못 떨궈도 미국 뉴욕과 워싱턴에 한 방씩 떨궈야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남조선 사람들은 왜 자꾸 우리가 대륙간탄도미사일 만든 것에 격분합니까. 지금 상황도 평화하자고 우리가 지하도 까고 하는데 미국은 딱 훈련만 중지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다시 할 수 있단 말입니다. 자기들은 마지막에 풀겠다는데 아니, 파리 잡겠다는 거 아닙니까.”

-그래도 남북 간에는 계속 교류협력을 이어가려는 분위기인데.

“기찻길은 제재가 풀려야 놓이지요. 제재가 안 풀린 상태에서 기찻길 놓으면 문재인 대통령을 ‘그래도 우리민족끼리 선구자다’라고 인정하겠습니다. 근데 미국 눈치보고 그거 못 놓는다고요. 우리는 누구 눈치 안 보고 남조선이 놔달라고 하면 놔줍니다. 그런데 남조선은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예전부터 사회주의 혁명인 노동계급들 데리고 와서 용감합니다. 우리는 전쟁해도 재산이 없으니까 손해 볼 게 없단 말입니다. 남조선은 전쟁하는 것이 싫겠지만, 우리는 ‘이렇게 어떻게 사니’ 하면서 거의 절대 다수가 전쟁하는 거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국 드라마 같은 영상을 접해본 경험이 있나.

“여기 나와서 남조선 것 몰래 봅니다. (탈북민이) 이만갑이나 모란봉클럽 나와서 이야기 하는 것 들어봤답니다. 다 거짓말은 아니고 현상 한 두 가지는 맞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고 배급을 아예 못 주는데도 있고, 보름치 주는 데도 있고, 그러다 힘드니까 장사하고 강냉이죽도 쒀 먹는데 그러다가 죽는 것도 있다는 건 인정합니다.

그런데 쟤들(탈북민)이 말하는 것처럼 길바닥 도랑에 죽어있는데도 사람들이 그냥 지나간다? 인간 세상에 그런 게 있습니까? 고난의 행군에도 죽은 사람을 방임해 둔 사람은 없습니다. 군인이든 인민반이든 묘도 만들어줬습니다. 봉건사회에서도 그렇게는 안했습니다. 그 사람들이 왜 거짓말 할까, 뭘 바라나 해서 물어봤더니 방송에 출연하면 돈을 많이 준답니다. 조국에서 무료교육, 치료 받으면서 혜택을 받았는데 이제는 돌아서서 변절하고 또 변절합니다. 너무나도 험상하게 말하니까요. 어려운 것은 사실이고 인정합니다. 배고프고 전기도 없어 공장기업소 (유지) 못해서 장사하는 것도 인정합니다. 그런데 너무 과장합니다.

대체적으로 남조선에 간 여자들이 남조선에 가면 일없다니까(괜찮다니까) 남조선에 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은 현실이고 부정할 것은 못 됩니다. 그런데 거의 태반이 협잡하고 사기치고 하다가 보안서가 잡으러 다니니까 뛴(도망친) 사람들입니다. 그런 것들이 태반입니다. 조국에서 죄 짓고 사람들한테 돈을 꿨는데 지불능력은 없고 집이 저당 잡히고, 보안서에 잡히면 교화 보내니까 달아난 것들이에요. 그딴 것들이 나와서 눈물까지 흘리고 허튼 소리하는 겁니다. 그거 보니까 나도 그런 나라가 있으면 격분하겠습니다. 현상은 조금씩 있는데 조선도 사람 (사는) 세상입니다.”

-북한은 여전히 통제가 심한가. 

“지금도 자유왕래 힘듭니다. 지방에서 평양 못 들어갑니다. 통행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 다 없애고 공민증 하나 가지고 다니면서 중국처럼 신분증만 있으면 여행 다니고 다른 곳에 가는 것은 여권 떼고 했으면 합니다. 우리 잘못된 것 많습니다. 복잡한 것 다 없앴으면 합니다.

우리는 손전화로 사진은 찍을 수 있는데 인터넷은 못합니다. 여기서 보니까 메신저만 있으면 독일이나 영국에 있어도 보낼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일반 사람이 국제전화 못합니다. 개인이 국제전화 하는 것은 꿈도 못 꿉니다. 외국 것을 왜 못 보게 하냐면 자본주의물이 들어오니까 사상을 흐린다는 것인데, 어떻게 보면 (못 보게 하는 것이 사상을) 건전하게 만드는 면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