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도시에 속속 포착 꽃제비…노예처럼 부리는 돈주들

북한 평안북도에서 포착된 50대 남성 꽃제비. / 사진=데일리NK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북한에서 경제난이 이어지면서 꽃제비(부랑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최근 이들이 수산자원이 풍부한 해안 도시로 몰리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데일리NK에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때문인지 요즘 청진에 꽃제비가 상당히 늘었다”면서 “지난해 여름부터 외부에서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꽤 보일 정도”라고 전했다.

실제, 최근 북한은 전국적으로 꽃제비들이 증가하는 추세이고 특히 노인 부랑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본지는 최근 북한 당국이 이런 노인 부랑자 현황을 조사하고 관리하기 위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 김정은 심려 말씀에 전국 노인 부랑자 조사 사업 나서)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이 꽃제비들이 먹을 것을 찾아 해안 도시로 향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소식통은 “탄광은 어리고 힘없는 사람들이 일하기는 어렵고 농촌은 원체 가난한 동네라 먹고 살기 힘들다”면서 “그에 반해 바닷가는 일거리도 충분하고 수산물이 많다는 인식이 있어 꽃제비들이 몰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난으로 인해 생활이 상당히 어려워진 내륙과는 달리 식량으로 이용할 수 있는 수자원이 풍부하고 일자리가 많은 해안 도시로 꽃제비들이 몰린다는 말이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도 이날 “최근 (평안북도) 곽산군 인근에서 길을 헤매는 50대 남성 꽃제비 3명을 봤었다”면서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니 바닷가로 간다는 답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들이 갖고 있는 쌀 포대 같은 짐가방 안에는 이불과 옷가지를 잔뜩 들어있다”면서 “꽤 오랜 기간 떠돌아다닌 것으로 보였다”고 소개했다.

한편, 일부 해안 도시 돈주가 꽃제비 중 어린아이들만 골라 숙식을 제공해주고 일을 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최근 돈주가 꽃제비를 관리하는 시당 기관과 안전부에 허가를 받고 이들에게 식사와 잠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일도 많아졌다”면서 “아이들에게 그물 손질, 수산물 가공, 기타 잡부역을 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돈주들이 관계 당국에 뇌물을 준 뒤 간단한 숙식을 제공하면서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북한은 아동권리보장법 31조는 “부모 또는 후견인의 보살핌을 받을 수 없는 아동은 육아원과 애육원, 학원에서 국가의 부담으로 키운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1990년 가입한 아동권리협약 20조(가족이 없는 아동의 보호), 32조 (경제적 착취와 유해한 노동으로부터의 보호) 위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