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덮친 최악 미세먼지…북한 당국은 대책 ‘전무’

남북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 비교
남북한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수 비교. / 사진=보건영향연구소(HEI) 홈페이지

극심한 미세먼지에 한반도 대기질이 연일 최악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북한도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현재 북한 당국은 관련 대책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에 북한 주민들은 미세먼지의 유해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조선중앙TV나 노동신문에서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몇 번 이야기하긴 했다”면서도 “그렇지만 강연이나 학습 등 모임에서는 미세먼지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이는 강연을 통해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주민들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음에도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셈이다. 관영매체를 꼼꼼하게 보지 않는 주민들의 특성상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당국 차원의 보건 및 의식 개선 정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북한 주민 상당수는 미세먼지의 유해성에 대해 크게 인식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세먼지의 악영향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 역시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지난 시기에도 계속 먼지가 많아서 주민들은 미세먼지의 영향이 강화됐다는 것에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평양을 제외한 지방 도시들의 경우 도시환경이 워낙 열악해 항상 먼지를 뒤집어쓰고 살았기 때문에 미세먼지의 후과를 생각하는 주민들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평양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마스크의 수요가 증가할 정도로 많지는 않다”며 “평성(평안남도), 혜산(양강도), 신의주(평안북도) 등 주요 지방도시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남북한 초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수
남북한 인구 10만명당 초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 비율 비교.  / 사진=보건영향연구소(HEI) 홈페이지

미국 비영리 민간 환경보건단체 ‘보건영향연구소'(HEI)는 지난 4일 발간한 ‘세계 대기 현황 2019’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 대기오염 및 초미세먼지 사망자 수(2017년 기준)는 각각 3만 8800명, 1만 명으로 나타났다.

북한 도시 지역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31㎍/㎥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인 10㎍/㎥의 3배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북한이 화목과 석탄을 주 연료로 사용하면서 공기여과장치 등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심각한 대기오염과 열악한 의료시스템으로 인해 북한에는 폐질환을 앓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게 최근 폐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증가했는지 묻자, 그는 “특별히 늘어난 것 같지 않다”며 “본래 폐병환자는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4월 위생월간과 관련하여 위생지식 보급과 선전은 대대적으로 하지만, 폐질환과 관련해서는 특별히 강조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고체연료 사용으로 인한 가정 내 공기오염 사망자
고체연료 사용으로 인한 가정 내 공기오염 사망자 수 남북한 비교. / 사진=보건영향연구소(HEI)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