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에 北주민 반응은?…”왜 이제와서”

소식통 “대체로 ‘의아하다’는 반응…피해 주민들 ‘격한 심정’ 토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다는 소식을 접한 북한 주민들 속에서 각양각색(各樣各色)의 반응이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풍계리 핵실험장 완전 폐기를 밝힌 북한 핵무기연구소 성명 전문과 함께 관련 기사를 전했고, 대내용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도 관련 사실을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주민들은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폭파한다, 안 한다는 엇갈린 반응으로 모두 주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실제 폐기했다”는 보도에 일단 의아해 하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7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사실 주민 대다수가 ‘설마 폭파하겠는가’라는 심산으로 지켜보았다”면서 “또한 적은 부분에서만 (폭파)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파괴 범위가 컸다고 수군거리고 있다”고 말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그동안 총 6차례 핵실험이 이뤄졌던 곳으로, 그동안의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철저한 관리가 이뤄졌던 곳이다. 주민 입장에서도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는 점에서 체제 수호와 직결된 장소로 인식되곤 했었다.

소식통은 “지금 주민들 속에는 폭파현장에 외국 사람들(기자단)이 왔다갔다는 소식까지 퍼져 아주 신기하다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는 말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 때처럼 ‘보여주기 쇼’로 재가동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과는 틀이 다르다” “파괴범위로 볼 때는 복구는 예상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또한 “왜 이제와서”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풍계리 핵실험장 때문에 피해를 본 주민들이 ‘격한 심정’을 토로하는 경우다.

양강도 소식통은 “몇 년 전에 풍계리에서 근무했던 자식을 둔 한 주민은 ‘거기에서 복무한 군인들은 다 병자(病者)로 남았다’ ‘우리 자식들에게 명을 줄이고 병자로 살게 했다’고 한(恨)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도 “그동안 ‘인민생활은 돌보지 않고 밤낮 무기만 만들더니 3대(김정은 체제)에 와서는 좀 나아질 꼬라지를 보이는 것이냐’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그는 “‘군대 초모(招募·징집)를 할 때마다 자식들이 그쪽(풍계리)에 뽑힐까봐 마음을 졸이며 돈을 고여왔는데, 이제 시름을 덜었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향후 자식들이 핵실험 과정에서 방사능에 노출되는 등 애꿎은 피해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안심이 반영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