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베이징 국제열차서 ‘간첩혐의’ 화교 체포

▲ 단둥-신의주 국제열차(출처: 중국 사이트 가우재선)

북한 내부소식이 외부에 유출되면서 평양-베이징 국제열차 안에서 007 영화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평양-베이징 국제열차를 이용해 정보활동을 하던 화교 1명과 뇌물을 받고 그를 보호해준 열차 승무원 1명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부소식통은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 “평양-베이징 국제열차를 이용해 중국, 일본, 한국 등에 정보를 제공해온 화교 한 명이 12월 초 체포됐다. 이 화교는 국제열차 승무원(보안원)을 매수하여 단둥-평양을 오가면서 평양의 유력인사들을 매수하여 정보를 뽑아내 외부에 넘기다 체포되었다”고 8일 오후 데일리NK에 전했다.

이 화교는 신의주와 단둥을 오가면서 장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안면이 있는 보안서 관계자를 이용해 열차승무원을 소개받아 그를 매수한 뒤, 평양을 들락거리며 정보수집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장사를 하는 것처럼 위장했지만, 실은 평양의 고위직들과 연계하여 내부정보를 수집, 외부에 돈을 받고 판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국가안전보위부가 내부정보 유출과 관련하여 수사를 진행하던 중, 이 화교를 오래 추적한 끝에 단서를 확보하고 체포했다고 전했다. 현재 화교는 보위부 구류장에서 ‘간첩혐의’로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를 보호해준 열차 승무원도 함께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또 다른 신의주의 소식통은 “이 소문이 신의주에 쫙 퍼졌다. 나도 평양에 가려고 통행증 신청을 했는데, 부결되었다”면서 “화교사건 때문에 평양 통행증 발급절차가 한층 까다로워졌다”고 말했다.

평양-베이징 국제열차는 주 2회 중국을 거쳐 모스크바까지 운행된다. 이 국제열차는 1주일에 2회 정도 평양-신의주(5열차, 6열차) 열차의 뒤에 연결되어 베이징으로 운행된다. 평양에서 출발한 평양-신의주 열차가 신의주에 도착하면 이 국제열차 방통(열차차칸)을 달고 베이징을 거쳐 모스크바까지 운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