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民心 “정상회담 뒤 살기 더 어렵다”

▲ 지원식량을 배급 받는 북 주민들

북한의 수도 평양에서 11월 하반기 들어 식량 배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시장 통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26일 알려왔다.

소식통은 “평양시내 핵심구역인 중구역과 보통강구역은 대부분 배급을 받았지만, 대동강구역 문수동, 청류동, 소룡동 등에서는 주민의 50%만 배급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동강 구역 소룡 2동 배급소 앞에는 ‘쌀이 확보되면 다시 배급하겠다’는 내용의 공고문까지 붙었다”고 말했다. 배급된 식량의 경우 안남미(安南米)가 80%를 차지하고, 강냉이가 20% 포함돼 주민들의 불만이 높았다고 한다.

평양에서도 서평양으로 분류되는 중구역, 보통강구역, 평천구역 등은 비교적 배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만 동평양으로 분류되는 대동강구역, 동대원구역, 선교구역은 배급이 들쑥날쑥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지역은 8월에도 배급을 주지 않았다. 9월은 가구의 절반만 배급했다. 10월은 정상 배급했으나 11월은 다시 9월처럼 일부만 배급했다. 배급이 되지 않으면 주민들은 직접 시장에서 쌀을 구입해야 한다.

주민들이 식량을 장마당에서 따로 구입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평양 장마당에서는 당국이 쌀값을 1kg당 700원으로 못박아 놓고 있어 장사꾼들이 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는 사람에게만 1kg에 1300원에 팔고 있다고 한다.

쌀값은 10월 중순에 1800원까지 상승했다가 현재는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쌀값을 규제할수록 판매자가 감소해 가격은 더욱 뛸 가능성이 있다.

11월 중순 평양 시장에서 강냉이 1kg은 500원, 돼지고기 1kg은 3000원이다. 닭알(계란) 1개는 200원이다. 중국산 배추 1kg은 500원, 조선산은 300원이다. 김장철을 맞아 당국 부식반이 배추를 대거 시장에 풀면서 가격이 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조선산 배추는 질이 워낙 떨어져 가격이 싼 편이다.

평양의 시장 통제는 여전하다. 48세 이하 여성(모든 남성은 장사가 금지됨)은 시장에서 장사를 금지하고, 판매대 한 곳에서 팔 수 있는 품목도 15개 이내로 제한했다. 당국은 가격 통제 유지를 위해 비교적 젊은 연령으로 구성된 규찰대를 구성해 시장을 순찰하고 있다.

소식통은 “식량사정과 장마당 통제가 갈수록 악화되면서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원망이 커지고 있다”면서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노무현 대통령이 식량도 가져와서 나눠주고, 개혁 조치도 나올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시장)통제가 세져 생활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평양 사람들이 노무현이가 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할 정도다”고 악화된 평양 민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