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주민 “석탄 수출길 막혔는데 전력 사정은 좋아져”

북한의 석탄을 포함한 모든 광물 수출이 차단(유엔 대북제재결의안 2371호)된 가운데, 석탄이 북한 내부에서 화력발전소용 연료로 공급돼 평양의 전력사정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북중 접경지역으로 나온 평양의 한 주민은 5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우리가(북한이) 여태까지 중국에 석탄을 수출하다보니 (화력)발전소를 제대로 못 돌렸었다”며 “하지만 이젠 동평양 화력발전소하고 평양(평천)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꽝꽝 만들어 평양으로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대중 광물자원, 무연탄 수출액 및 화력발전소 발전량 현황. /자료=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북한정보, 통계청 북한 통계, 한국무역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7년 북한 광물 수출액은 대북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2013년에 비해 6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무연탄은 70.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북한의 화력발전 발전량은 2013년 이후 82억kWh에서 2016년 111억kWh로 37.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북한 발전량에 대한 정확한 통계가 조사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발전량 상승 추이로 볼 때 2017년 북한 화력발전소 발전량도 상승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석탄의 내수용 전환과 전력 사정 개선은 난방 및 온수공급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평양의 대다수 가구는 열병합발전에 의한 난방으로 설계됐지만, 그동안 화력발전소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아 난방 문제는 항상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최근 발전소 사정이 나아지면서 일부 세대에 난방이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려명거리 같은 최근에 지어진 집들은 발전소 사정이 좀 나아져 온수 난방이 어느 정도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려명거리나 미래과학자거리 등 최근 완공된 아파트에 국한된다. 기존의 아파트들은 관이 낡거나 효율이 떨어져 난방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한다. 이 때문에 무동력 보일러(자연순환식 보일러)를 개별적으로 설치해 자체적으로 난방을 하는 주민들도 많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여기서 무동력 보일러는 물의 온도에 따른 밀도차를 이용, 온수를 순환시킨다. 난방, 온수뿐만 아니라 요리에 필요한 가스레인지 대용으로도 사용돼 북한 주민들에게는 꼭 필요한 수단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소식통은 “무동력 보일라(보일러)에 석탄의 일종인 조개탄이 쓰인다는 점에서 수출길 차단을 오히려 반기는 주민들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