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밖 북한] 압록강에 떠가는 낡은 北선박을 바라보며

압록강에서 포착된 북한 선박.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압록강에 위태로이 떠가는 낡은 선박을 바라보며 강제 북송된 두 명의 북한 청년을 떠올렸다.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어민 2명을 강제 북송한 우리 정부의 비인도적인 조치가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내 20여 개 단체의 공동성명 발표에 이어, 국제사회의 대표적인 인권감시 기구인 휴먼라이트워치(HRW)도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정부의) 강제북송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귀순 의사를 밝힌 청년 둘을 강제북송 시켜 사지(死地)로 몰아넣고, 그 피의 대가로 북한과 협상이라도 하길 바란 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김정은의 한-아세안 정상회담 참석을 간청한다는 내용의 초청 서신을 보낸 날이 공교롭게도 북한 청년 2명을 송환한 날로 밝혀졌다. 평화라는 이름으로 독재자는 초청하면서, 귀순 의사를 밝힌 청년들은 쫓아 버리는 대한민국을 누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말할 수 있을까.

국내 입국한 3만여 명의 탈북민 역시 언제든 본인도 북송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위기감에 떨고 있다. 급기야 지난 25일부터 ‘아사(餓死) 추정 탈북 모자 사망 사건과 북한 선원 강제북송 사건’에 반발하는 1인 노숙시위까지 이어지고 있다. 탈북민 이동현(47) 씨는 통일부가 위치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탈북청년 강제북송 주범 통일부 장관 김연철 사퇴하라”는 피켓을 들고 무기한 단수·단식 투쟁을 선언했다. 산 사람이 한 방울의 물과 곡기를 끊으면서까지 부르짖는 피맺힌 절규는 바로 “탈북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라는 지극히 당연한 말이다.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의 품에 안긴 그들은 엄연히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 당연한 말을 죽음을 불사하면서까지 외쳐야 하는 통탄의 시대가 되어버렸다.

지난 19일 김연철 장관의 미국 뉴욕 동포간담회 자리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강제북송 조치에 항의하는 탈북민을 향해 주최 측 관계자는 탈북자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며 온갖 욕설로 인격살인을 자행했다. 그것도 모자라 개인 페이스북에 ‘약간의 소란도 행사를 즐기는 양념’이라고 언급해 공분을 자아냈다.

이 자리에서 김연철 장관은 금강산관광 재개와 한반도 평화를 또다시 언급했다. 통일부 장관이 학자의 양심과 신념은 권력에 내주고, ‘남북한 관계가 엄중한 시기’라 스스로 말하는 시점에 왜 해외까지 가서 그 야단법석을 떠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지금이 미국 가서 학술회의 기조연설이나 하고, 동포간담회에서 으스대며 기념사진이나 찍을 때인가? 그에게 과연 탈북민은 어떤 존재인지, 북한은 어떤 대상인지 진정 묻고 싶다. “김연철 너도 사람이냐”며 되묻는 그들의 한 맺힌 절규가 진정 누군가처럼 쇼가 아니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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