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뮤지컬 ‘요덕스토리’ 제작중단 압박

▲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인 뮤지컬 ‘요덕수용소’ 출연자들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인권탄압 실태를 다룬 뮤지컬 제작에 각종 탄압이 가해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선일보는 북한 요덕수용소의 인권실상을 담은 뮤지컬 ‘요덕스토리’ 제작에 대한 정부의 직ㆍ간접적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오는 3월 15일 첫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에 한창인 이 뮤지컬은 최근 중대한 고비에 처했다.

뮤지컬 제작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지면서 정부 부처 관계자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고, 이런 분위기에서 투자자들도 발을 빼고 있는 것이다. ‘요덕스토리’를 무대에 올리기로 했던 극장 측도 돌연 대관계획을 취소했다.

당초 3억원의 투자를 약속했던 펀드가 투자 계획을 철회하며, 약 7억원의 제작비 중 절반 이상이 구멍이 나 제작진과 배우들의 하루 밥값도 힘들게 치러 나가고 있는 형편이다.

뮤지컬 제작은 눈에 보이지 않는 정부의 압력 속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작비 부족ㆍ정부 압력ㆍ신변위협 등 압박 거세

‘요덕스토리’의 감독 정성산씨는 “정부 부처에서 나와 시나리오를 보더니 ‘수위가 너무 높다’며 수위를 낮춰줄 것을 요구했고, 뮤지컬에 김일성 초상화와 북한 노래가 나오기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에 걸릴 수 있다고 압박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 인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너 하나 잡는 것은 일도 아니다. 어떻게든 너는 벌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전화 협박도 받았다”고 전했다. 정씨의 휴대 전화에는 살해 협박 등 수십통의 문자메시지가 남아있다.

요덕스토리는 2만 여명이 옥수수 한 그릇과 소금 한 숟갈로 14시간의 중노동과 채찍질을 견디고, 탈출하다가 잡히면 총알이 아까워 교수형이나 돌팔매질로 처형 당하는 북한인권탄압의 대명사 요덕 정치범수용소의 현실을 그린 뮤지컬이다.

정 씨 자신도 남한방송을 듣다 발각돼 사리원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가 1995년 북한 땅을 넘은 탈북자 출신이다.

그는 “이것은 정치적인 행위가 아니다. 지금도 엄연히 존재하는 북한의 인권 현실을 공연으로 승화시켜 알리려는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에게 제대로 메시지를 전달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어떤 압력이 다가온대도 공연 성사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혔다.

◈ ‘요덕스토리’ 연락처: (02) 569-4483, www.yodukstory.com
◈ 후원 계좌: (제일은행) 136-20-055404 예금주 김경미, 요덕스토리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