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 개표돌입, 정국안정 이목집중

이라크 민주정부 구성을 위한 최초의 총선이 15일 실시됐다. 투표는 시간을 연장하며 마무리 되었으며 16일 개표가 시작 됐다.

이번 총선은 4년 임기 275명의 의원을 선출한다. 유권자는 약 1550만 명이며, 투표소는 총 3만3천여 곳이 마련됐다. 지난 1월 제헌의회 구성을 위한 총선에는 불참을 선언했던 수니파가 이번 총선에는 참여키로 했다. 따라서 투표율이 당시 58%에 비해 70%를 웃도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투표 분위기 비교적 평온

총선을 즈음해 테러에 대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나, 예상보다 심각한 유혈사태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되었다. 투표 시작과 함께 바그다드 시내 안전지대인 ‘그린 존’ 내로 박격포탄이 발사됐으며, 1명이 사망했다. 바그다드 북부에서도 박격포탄이 떨어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외 저항세력의 대규모 자폭테러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알 카에다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추가테러는 발생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1월 제헌의회 총선 당시 9건의 자살폭탄테러로 36명이 숨지고 96명이 다친 사례에 비추어 비교적 안도하는 분위기다.

쿠르드족 출신의 잘랄 탈라바니 과도정부 대통령은 쿠르드 자치주의 술라이마니아에서 투표했으며 “폭력이 아닌 투표로 이라크의 미래를 결정해야 한다” 며 투표를 독려했다.

수니파 투표 참여

수니파의 투표참여 여부는 이라크 정국 안정의 가장 주요한 관심이 되어 왔다. 수니파가 전격적으로 투표참여를 선언한 데는 지난 10월 치러진 헌법 초안 국민투표에서 보듯, 선거 불참이 어떤 효력도 발휘하지 못한 사정과 관련이 있다. 이번에도 선거에 불참할 경우 입지가 더욱 축소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그러나 강경 수니파는 여전히 선거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수니파의 통합이 이라크 정국의 최대 관건이다. 총선이 지난 후 이들 강경 수니파의 무장 저항이 어떻게 전개되느냐가 이라크 안정의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선거에는 총 307개 정당이 21개 연합체를 구성, 후보를 내놓았다.

현재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정당은 시아파가 이끄는 통합이라크연맹(UIA)이다. UIA는 제헌의회에서 무려 140석을 확보했으며, 아브라힘 알 자파리 과도정부 총리가 이끄는 알 다와당과 압둘 아지즈 하킴이 주도하는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가 연합했다.

그러나 시아파가 분열된 상황이다 보니 오히려 지지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급진 반미파로 분류되는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가 결합해 힘을 보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미국은 이야드 알라위 전 임시정부 총리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국민리스트(INL)를 이끌고 있는 그는 수니파와 공산당을 끌어들여 종파와 이념을 초월한 정치세력을 표방하고 있다.

한편 이라크국민회의(INC)를 이끌고 있는 시아파의 아흐마드 찰라비 현 부총리도 무시못할 세력이다.

최종집계는 2, 3주 후

결국 어느 정당도 과반수를 넘기기는 어려워 보이는 조건에서 총선 결과를 놓고 한판의 합종연횡이 이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번 총선을 계기로 이라크 정국이 더욱 안정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확고한 장악력을 갖지 못해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연립정부를 향한 물밑 접촉에는 그동안 논란이 돼온 연방제 문제, 석유수입 배분문제 등 종파간 이해관계가 협상의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표결과는 2, 3주 후 최종 확정된다.

이종철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