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건설에 軍 등 15만명 동원…맹추위에 썩은내나는 음식을…”

원산갈마해안지구 건설현장
2018년 11월 1일 조선중앙통신에 공개된 원산갈마해안지구 건설현장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각별한 관심 속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이 역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군인과 주민 등 약 15만 명의 인력이 건설현장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들은 공사 기일을 맞추기 위해 추위와 배고픔이라는 악조건에도 현장에 내몰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강원도 소식통은 11일 데일리NK에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에 동원된 노력(인력)만 15만 명”이라면서 “주로 육·해·공의 군인들과 보안성, 내각 성, 중앙기관, 교육·보건기관, 교통운수부문 보위부 등으로, 4km 구간에 널린 것이 사람”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건설장에 투입된 군 병력은 약 12만 명과 일반 주민은 2만 명가량이며, 완공을 8개월여 앞둔 현 시점에 동원 인력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7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발 계획을 밝힌 뒤 2017년과 2018년 신년사에서 이를 직접 언급하며 각각 ‘역량 집중’, ‘최단기간 내 완공’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건설현장을 시찰하면서 ‘내년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까지 완공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이후 8월에 이곳을 다시 찾아 ‘10월 10일’(노동당 창건 기념일)까지로 기한을 늦췄다.

당시 김 위원장이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과 같은 방대한 창조대전은 강도적인 제재봉쇄로 우리 인민을 질식시켜보려는 적대세력들과의 첨예한 대결전이고 당의 권위를 옹위하기 위한 결사전”이라고 언급한 것이 북한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정은 원산갈마해안지구 현지지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월 1일 원산갈마해안지구를 현지지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캡처

15만 명이라는 대규모 인력이 원산지구 건설현장에 투입된 배경도 대북제재와 무관치 않다는 게 소식통의 견해다. 제재로 인한 북한 내부경제 상황 악화로 공사 자재와 설비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인해전술’에 매달릴 수밖에 없게 됐다는 얘기다.

실제 소식통은 “국가에서 내린 것은 공사를 제 기일에 끝내라는 지령과 공사시공 도면이 전부이고, 신문이나 방송에서 떠들어 대는 것뿐”이라며 “공사에 필요한 자재나 설비, 식량, 노력 등 모든 것이 자체 해결”이라고 말했다.

완공 기한이 6개월가량 늦춰졌지만, 여전히 건설현장에 동원된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은 기일을 맞추기 위해 소한(小寒)과 대한(大寒)이 끼어 있는 1월의 추운 날씨에도 양말 없이 맨발로 일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는 “(동원된) 사람들은 썩은 냄새가 나는 미역국에 소금에 절인 무 몇 조각, 노란 강냉이(순 옥수수)밥을 먹으며 초인간적 힘으로 이겨내고 있다”며 “김일성의 ‘천리마 시대’, 김정일의 ‘속도전 시대’ 보다 더 열악한 자력갱생이라고 혀를 찬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최근에는 건설현장 노력 동원을 거부하거나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도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 당국은 도망자 방지를 위한 경비대까지 조직해 동원된 인력들의 이탈을 철저히 방지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