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우수 농장원 “종자·농약·비료 개인농사에 빼돌리는 게 문제”

평안남도 지역의 한 농촌마을. /사진=데일리NK

함경북도 연사군 삼포협동농장 농장원이 올해 농사활동 경험 발표회장에서 생산량이 적은 단위의 문제점으로 농장에 써야 할 종자, 비료, 농약을 개인농사에 빼돌린 점을 지적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12일 전했다. 

북한에서는 최근 가을걷이(추수)를 마친 농장들에서 단위 생산량이 많은 분조와 농장원을 내세워 방식상학으로 올해 농사 활동 토론회를 조직하고 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농장별로 책임자들이 농사를 잘 지은 단위들을 내세우는 사업과 함께 이들이 얻어낸 좋은 경험을 전파하기 위해 토론회와 발표회를 조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11월 들어 농사가 마무리 된 주요 농장을 중심으로 각 단위 실정에 맞는 농사 경험을 발표해 개선 방안을 찾고, 내년 농사를 알뜰하게 준비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함북도 연사군 외에도 경원군, 경흥군 등에서 가을걷이 성과에 대한 평가와 함께 분조별, 개인별 농사 경험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토론 주제와 관련해 “같은 땅, 같은 종자, 같은 비료를 가지고 농사를 지었는데 왜 어떤 땅은 소출이 많이 나고, 적은가에 대해 문제점을 두고 호상(互相) 간의 대담과 토론을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삼포 협동농장에서 우수 농장원으로 지목된 농장원이 소출이 적은 단위의 문제점으로 농장 작물에게 투입해야 할 농약과 비료를 개인농사에 빼돌린 문제를 지적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 농장원이 ‘종자로부터 비료, 농약들을 정부가 주는 것만큼이라도 정직하게 땅에 묻었다면 농사가 잘 안될 리가 없다’며 작심 비판을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땅에 묻어야 할 종자, 비료, 농약들을 개별적인 농장원들이 도적질해서 사리사욕을 채운다는 것에 대한 강력한 비판적 경험 토론이었다”면서 “여기에 해당되는 대다수 농장원들은 속이 많이 찔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장 관리일꾼들도 이 문제와 관련해 토론이 진행됐으며, 이러한 농장 물품 절도 현상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과 함께 농사가 잘 되기 위해서는 농장원들의 생활보장이 돼야 한다는 솔직한 지적도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개인밭 농작물이 부진한 조건에서 협동농장 생산에 정성을 쏟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간부들도 일부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소출을 잘 내서 평가받은 관리일군들은 농장원들의 경제생활 안정에도 많이 신경을 써왔다”면서 “새 땅 찾기를 해서 작업반원에게 땅을 떼어주고, 개인 텃밭농사에도 신경을 쓰도록 이끌어 온 까닭이 다 있다”고 말했다. 

농업 당국은 이번 농사경험 토론회를 마치면 우수 농장원과 분조를 대상으로 평양 견학 등의 포상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