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읽기] ‘코로나 아니냐’ 의심도 할 수 없는 지역 보건 관계자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과 확산을 막기 위한 보건 사업을 강조했다. 신문은 “평양의학대학병원, 김만유병원을 비롯한 여러 보건기관에서 방역사업을 최대로 강화하는 한편 위생선전에 큰 힘을 넣고 있다”라며 의료 사업에 나선 김만유병원 의료진들의 모습을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한다는 명목으로 국경은 물론 전사회적으로 통제와 봉쇄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고립과 봉쇄는 실제로 국민의 생존을 위한 윤리적인 게 아닌 지극히 일방적인 강제다. 즉, 국민의 안정적인 삶의 요구와 필요성을 검토하여 도덕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에 의거해 수립·하달된 정책이 아니라 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당국의 과도한 봉쇄 소동으로 북한 경제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며 시장은 계속 침체되고 있다. 또한 그렇지 않아도 소득이 낮은 주민들이 구매력이 떨어져 끼니도 하루 2회, 혹은 1회로 줄이려는 가구들이 늘어가고 있다.

또한 입만 떨어지면 자력갱생, 간고분투를 강조하고, 국제사회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대책 없이 봉쇄만 강조하는 정부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당국에 대한 신뢰도 하락하고 있다. “1명의 재입북자를 놓고 정치국 비상 확대회의까지 소집하는 것도 모자라 지역(개성특별시)을 봉쇄하고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난리를 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재하는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지난달 25일 열렸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또한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은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단 한 명의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자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는 어떤가?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평양과 그 주변 지역 병원 사체실에는 페렴(폐렴) 증상을 보이고 사망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많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역 보건 관계자들은 노동당의 통제에 따라 페렴 증상을 코로나19와 연관시키는 것을 철저히 통제당하고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한 움직임은 취할 수 없는 셈이다. 그냥 의심환자로 등록하고 격리 조치만 취할 뿐이다. 그리고 사망하면 시신을 ‘화장(火葬)’이라는 형태로 처리해야 한다고 한다.

있는 것은 있다고 하고, 부족한 것은 부족하다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국제사회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도 지원도 가능한 것이다. 모든 것을 숨기고,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공개한다면 힘없는 주민들만 고통을 당할 뿐이다.

보편적인 가치를 구현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망각하고 국민의 충성심과 헌신만을 요구해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건 크나큰 오산이다. 이제 더는 위선과 기만으로 국제사회와 주민의 눈을 가리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중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