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도시 개발 진행 中…관련 남북교류 가능성 검토 필요”

극동문제연구소,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공동 북한 도시 관련 국제학술대회 개최

6월 19일 극동문제연구소와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한국사무소 공동 주관으로 ‘북한의 도시: 변화와 교류’라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 사진=본 학술회의 프로그램

현재 북한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직접 지시에 따라 신의주(평안북도), 삼지연(양강도), 원산(강원도) 등 북한 중소 도시에 대한 건설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 도시 변화의 기저에 있는 정치적 목적을 분석하고 남북의 도시발전 분야 교류 가능성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됐다.

일단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9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 한국 사무소가 공동으로 주관한 ‘북한의 도시: 교류와 변화’라는 국제학술대회 축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전역을 도는 활발한 현지지도를 통해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도시 개발을 강조하며 적극적인 경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김 장관은 “도시를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그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 시스템이 고스란히 투영된 것이 도시이기 때문”이라고 북한 도시 연구의 의미를 밝혔다.

그는 또 “북한 도시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북한이라는 대화의 상대를 보다 잘 알 수 있는 소중한 창이 될 수 있다”며 “북한 도시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남북한 도시 교류로 연결되고 지자체의 교류 참여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관세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은 “강력한 제재가 유지되고 있지만 북한의 지방 도시는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시 변화는 새로운 교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이어 “구체적으로 지식산업이나 관광 교류, 고고학적 측면에서 국제 교류의 기회가 엿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발제자로 회의에 참여한 정은이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 시장이나 상점에서 국산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며 “북한에서도 내수를 겨냥해 운영되는 공장 및 기업소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같은 맥락에서 “시장 수요가 있는 품목을 생산하는 공장기업소가 지역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지역별 소득 차가 현격하게 나타날 것이며, 중앙과 지역, 지역과 돈주들의 갈등 양상도 구체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북 제재로 북한 경제가 침체된 상황이지만 북한 자체적으로 내수에 의한 산업 개발이 이루어짐에 따라 나름의 도시 특성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의주 경제특구 개발 계획을 통해 북한 당국의 경제개발 특성을 발표한 테오 클레멘트 킹스칼리지런던 연구원은 “북한 당국은 신의주를 홍콩과 같은 동북아 플렛폼으로 개발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며 “중국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같은 계획은 무산됐지만 김정은 정권은 신의주에 금융, 물류, IT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제 북한은 단순히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한 개발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성장하고 경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을 유치고 이를 중심으로 도시를 개발하려는 프로젝트를 원하고 있다”며 “중국의 원자재만 들여오는 단순한 사업에는 북한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이날 학술회의에는 임동우 홍익대 조교수와 캘빈 추아 조선익스체인지 프로그램 원장, 황두진 황두진건축사사무소 대표, 엘리자베스 샤바널 프랑스국립극동연구원 한국분원 워장, 사이먼 카커렐 고려관광 대표 등이 참석해 김정은 시대의 북한 도시화의 특성 및 교류협력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