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美, 있지도 않은 핵시설 떠벌려…강도적 제안에 협상 위기”

비핵화 협상 결렬 준비하나?...軍에 “미제승냥이는 몽둥이로 다스려야” 대미 비난 강연 진행 중

북한 영변 핵시설. /사진=연합

북한이 매체와 주요 인사를 내세워 연일 미국에 ‘적대시 정책 철회’를 강력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군(軍) 내부에서는 “미제승냥이(미국)는 몽둥이로 다스려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대미(對美) 비난 강연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22일 군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세계의 방향타를 틀어쥐신 백전백승의 강철의 령장’이라는 제목의 정치학습강연자료가 20일 총정치국에 의해 출판됐고, 현재 조직별 학습이 진행 중이다.

일단 강연자료는 “미제국주의자들은 날강도적인 방법으로 우리(북한)의 자주권을 침해하려고 광분하고 있으며 있지도 않은 핵시설 등을 떠벌이면서 강도적 제안으로 협상을 위기에로 몰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료는 “협상이 결과 없이 무의미하게 진행되고 결렬위기에 놓인 것은 미제가 우리 공화국의 인내심을 착각하고 시험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미제승냥이는 몽둥이로 다스려야하며 불을 좋아하는 자는 자기가 지른 불에 타죽기 마련이다”고 비난했다.

현재 교착상태에 처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책임을 미국에게 돌리면서 군 내부의 결속력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또한 ‘자주권 침해’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향후 ‘체제 보장’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는 점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료는 또 강력한 군사력을 통해 미연의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공포심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군 내부 기강(紀綱)을 바로 세우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자료는 “우리 인민군 장병들은 미제국주의자들이 협상타결을 운운하면서 우리를 통째로 삼키려 든다면 그동안 벼리고 벼려온 백두산핵강군의 본때를 남김없이 보여줘야 한다”면서 “우리는 빈말을 하지 않으며 평화를 위한 우리 인민군대의 확고한 의지를 만방에 떨쳐야 할 것”이라고 선동했다.

그러면서 “전군이 적대세력들의 횡포한 제재 압살 책동 속에서 자립적 경제 토대와 자위적 국방력을 백방으로 강화해야 한다”면서 “나라의 자주권을 수호하시고 비약과 번영의 확고한 담보를 마련해나가는 뛰여난 령도적 수완을 지니신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을 혁명무력의 최고사령관으로 높이 모신 것에 대한 한없는 긍지를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면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영도력을 칭송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미제의 비열한 책동’을 부각하면서 일명 ‘최고지도자의 심혈과 노력’을 강조하기 위한 북한식(式) 선전선동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이는 향후 조미(북미) 대화 결렬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기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면서 “’세계평화를 수호하려는 조선(북한)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미제가 판을 깼다’는 선전을 각인시키려는 전략도 내포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