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도시에서 신년부터 대간첩 투쟁 강연회 열려

북중국경지대인 북한 함경북도 남양 일대에서 이동 중인 북한 군인 모습. /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중 국경연선에 위치한 도시를 중심으로 신년 초부터 대간첩 투쟁을 적극적으로 벌여야 한다는 내용의 보위부(정보기관) 강연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24일 알려왔다.

이번 간첩 투쟁 강연회는 내부 정보를 위부에 유출하는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이다. 최근 인민군대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기기(노트북으로 추정)을 잃어버린 사태와도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1월 중순부터 보위부 차원으로 중국과 가까이 밀착된  연선지역 주민들에게 반(反) 간첩 투쟁을 적극 벌이라는 강연이 진행됐다”면서 “북한에서 생산한 손전화기(휴대전화), 내부 강연자료, 책자들까지 중국으로 팔아넘기는 현상에 대해 적극 투쟁하자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작년 말에도 잣을 넣은 자루에 강연회 자료를 넣어 중국에 넘기다가 덜미가 잡힌 사례가 있었다고 보위원이 소개했다”면서 “이런 경우에 정부의 처벌이 어느 정도일 것인가를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북한 보위부는 휴대폰 통화로 외부에 정보를 유출하는 자를 적발하기 위해 전파탐지기를 확대하는 등 감시를 강화해왔다. 보위부의 감시망이 촘촘해지자 주민들은 카카오톡(Kakaotalk)이나 라인(LINE), 중국 위챗(중국어로는 웨이신) 등을 이용해 외부와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북한 국경 도시 중 하나인 온성에서는 한 보위부 간부가 북한 내부를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돈을 받고 넘기다가 발각돼 체포된 바 있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보위부 간부 간첩 혐의로 체포)

소식통은 “강연을 나온 보위원은 ‘반역자들의 행위는 항상 주변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경각성을 늦추지 말고 조금이라도 수상한 행동이 보이면 무조건 신고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몰래 숨어서 통화를 하면 더 의심받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대범하게 외국과 통화하면서 길을 걷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보위부는 중국산 휴대전화를 마치 국내산인 것처럼 위장해 길을 걸으며 통화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전화기에서 이상한 말투가 들려오면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과 인접한 온성군 남양 노동자구 인근 군부대에서 군 간부가 사용하던 컴퓨터 기기가 분실되자 군 보위사령부가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때문에 지역 국경도시에서 대간첩 투쟁 강연회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주민들에게서 나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