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국경 철조망 바닥에 유리조각 설치해 탈북 방지

잇따른 통제 강화에도 법기관 단속은 돈벌이 수단 전락

초소 감시카메라
북중 국경지역에 있는 초소와 감시카메라 모습. 사진은 지난 1월 촬영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이 탈북과 밀수 방지를 위해  북중 국경지대에 설치한 철조망 바닥에 깨진 유리조각을 추가로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내부 소식통이 24일 전했다.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長白)와 접한 양강도 혜산에 거주하는 이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도강자나 밀수 행위가 자주 발생하는 지점에 경비대가 올해 초부터 유리조각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압록강, 두만강 일대에 철조망과 감시카메라를 본격적으로 설치했다. 또한 방해 전파로 휴대폰 통화를 막고, 전파 감지기와 도청장치를 이용해 통화자를 색출해왔다.

북중 국경지대에 이러한 물리적 장애물을 증설해 탈북자 규모와 빈도를 낮추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그러나 탈북 시도를 근절하지는 못했고, 당국의 통제를 벗어난 개인 밀수가 성행하자 추가적인 통제 장치를 설치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유리 조각 설치는 실제 도강이나 밀수를 단속하는 효과보다는 국경경비대의 기강을 잡고 주민들에게 강을 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각성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비법(불법)행위 단속 효과보다는 당국의 단속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러한 당국의 통제 강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법기관 일꾼들이 단속을 명목으로 개인 돈벌이를 하는 행위는 여전하다고 다른 내부 소식통이 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통신망을 이용해 한국과 휴대폰 통화를 하다 발각된 주민이 보위부 전파 단속원들에게 중국 돈으로 1만 위안을 주고 무마한 사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이달 10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경과하면서 내부 비밀을 유출하는 불법 휴대전화 통화를 집중 단속해왔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이 이달 7일 외국과 통화를 하다가 집을 급습한 보위원들에게 적발됐다. 체포 위협을 하던 보위원들에게 이 남성은 중국 돈으로 1만 위안과 다른 구형 휴대폰을 넘겨주고 단속을 무마했다고 한다.

보위부에 잡혀가면 6개월 노동단련대형이나 교화형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북중 국경에서는 오늘도 통제를 벗어나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그 사이에서 개인의 이득을 추구하는 자들의 쫓고 쫓기는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