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에 北주민 반응은? “美 경제지원 기대”

당국의 경제발전 강조엔 시큰둥…소식통 “김 씨 일가 안 믿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엔 “핵무력 완성에 필요 없어…대체적으론 관심 無”

내달 12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회담 이후 미국의 경제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2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백성들은 미국과 담판을 하면 앞으로 경제지원을 받을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기대를 갖는다”면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북한 주민들의 최근 반응을 전했다.

소식통은 특히 “백성들이야 (북한이) 미국과 만난다는 것은 다 안다”며 북미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일반 북한 주민 대부분이 인지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15일 본보가 양강도 소식통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반응을 살폈을 때만 해도 대체로 “조미(북미)회담에 대해 잘 모른다”는 반응이었지만, 그로부터 일주일 가량이 지난 현재에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이 인지하고 있다는 상반된 반응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북한 매체는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평양에서 회동한 사실을 전하면서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식적으로 명시했다. 그간 ‘조미회담’, ‘조미대화’ 등의 표현을 사용해 북미 간 만남을 시사한 바 있지만, 대내 매체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다.

한편 소식통은 현재 북한 당국이 경제건설과 발전을 강조하고 있는 데 대해 주민들이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미국과의 회담이 잘되면 경제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데 기대하고 있지만, 정작 당국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제 개발 전략과 정책에 대해서는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주민들은) 김 씨 일가를 믿지 않는다”며 “2009년 화폐개혁 이후부터는 백성들이 너나할 것 없이 ‘돈 바꾸는 것까지 백성들 몰래 진행하는 게 인민을 위한 나라냐’고 말하면서 당을 지지하거나 믿지도 않고, 믿으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말로는 중국식 개방을 한다고 하는데 백성들은 코웃음을 친다”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 뻔하고, 보나마나 강계나 신의주를 나진선봉처럼 경제특구식으로 (관리)할 텐데 그런 것은 백성들에게 아무 의미도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 소식통은 북한이 여러 외신을 초청한 가운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행사를 여는 것과 관련한 주민들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노동신문에 핵무력을 완성해 승리했으니 핵을 폐기한다고 나왔다. 핵무력을 완성했으니 더 이상 할 것이 없다는 이야기”라면서 “(주민들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