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지 농사에 동원된 군인들, 천막에 위장하고 소총까지 휴대”

소식통 “긴장된 정세보다는 군율 지키고 주민 피해 막기 위한 조치”

북한 군인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 북한 군인들. /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에서 안보 이슈가 부상하는 가운데, 북한군 식량 보급을 위한 군부대 부업지 농사에 동원된 군인들도 평상시에 경계근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내부 소식통이 30일 전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농사철이 되면 부대 군인들이 부업지 농사에 동원되고 있다”면서 “올해 청진시 부업지에서는 작업과 휴식 중에도 전투 준비 자세를 보이면서 전투대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숙소가 따로 없어 야외에 천막을 치고 생활하면서 웬만해서는 군복을 벗지 않고, 휴식을 취하거나 취침을 할 때도 소총을 가까이 두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그러나 이러한 전투 준비 태세 유지는 최근 미사일 발사에 따른 정세 변화에 있기보다는 부업지 농사에 동원된 군인들의 규율을 높이고 기강을 잡기 위한 것으로 봤다.

부업지 농사에 동원된 젊은 군인들은 부대 생활과 달리 복장이 자유롭고, 주민들과 자유롭게 접촉하거나 심지어 농작물 절도까지 하는 등 군 기강 해이가 심각한 편이다. 일반 주민과 분간이 안 되는 생활이 군민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판단한 군 당국이 기강 확립 차원에서 복장과 총기 유지를 지시한 것으로 소식통은 분석했다.

소식통은 “청진시에 부대를 두고 있는 군인들은 농사일을 나갈 때도 분대별로 열을 지어 이동하고, 천막 위에도 공지에 있는 잔디를 떠서 올려 위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군율을 어기거나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가 적발되는 사건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군인들의 식생활이 부실한 형편에서 밤이면 천막에서 빠져나와 주민 부락에서 옥수수와 감자를 도둑질하고, 일반 농가 밭에 들어가 오이와 강냉이(옥수수) 줄기까지 꺾어놓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겉으로는 군기를 유지해도 도둑질 버릇은 없어지지 않는다며 이들의 비행에 골치를 앓는다고 한다.

소식통은 “농장관리위원회에서 군인들의 처지를 생각해 없는 사정에도 부식물을 보태주고 있는데도 배가 고픈 군인들이 농작물에 손을 대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자식 같은 젊은 군인들이 배고파서 한 짓이라 크게 문제 삼지는 않고 속앓이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