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악기 특출난 女인재 선발 움직임…모란봉악단 세대교체?

김여정 지시에 현송월이 총책임…학력·외모에 토대까지 모두 갖춘 여성들 대상으로 심사

2012년 7월 6일 평양 만수대예술극장에서 새로 조직된 모란봉악단의 시범공연이 열리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캡처

최근 북한에서 가창이나 악기 연주에 특출난 재능을 보이는 여성들을 선발하라는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지시가 내려져 현재 관련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송월 당 부부장이 이번 지시 관철의 총책임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적으로 모란봉악단원을 새로 선발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는 전언이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최고영도자(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녕과 만수무강을 최우선적으로 보장한다는 김여정 동지의 지시 아래 지난 6일부터 현송월이 책임지고 평양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을 중심으로 예술부문에서 키 165cm 이상의 다재다능한 성악배우와 기악수들을 선발하는 사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지시에 따라 현재 당 선전선동부 과장을 비롯한 문화예술 부문 전담 성원 18명으로 구성된 심사과가 음악 및 예술대학의 독창, 독주회 공연과 졸업작품 심사에서 특출한 재능을 보이고 기준에도 들어맞는 여성 인재들을 선발하고 있다.

선발 기준은 일단 학력과 경력, 외모 등 기본적인 조건에 부합하면서 무엇보다 토대와 생활평정서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는 최고지도자를 가까이에서 모시며 수시로 공연을 보장하면서 가장 많은 배려를 받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내부에서는 이번 인재 선발 움직임을 두고 세대교체 시점을 맞은 모란봉악단의 후대 양성을 위해 신인 가수와 기악수들을 찾는 것이라는 말들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모란봉악단 후비육성 차원이라고 대놓고 심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웬만한 간부들과 예술계 일군(일꾼)들은 다 눈치채고 있다”며 “선발 심사에 동원된 중앙당이나 전문기관 일군들의 기준심사와 특징이 모란봉악단이라는 것이 생겨나기 전 비밀스러운 모집 때와 같고, 그들도 이에 대해 부인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때문에 나라의 국보급인 모란봉악단을 선전선동의 척후대에 세워주신 김정은 동지의 숭고하고도 높은 사상을 대대손손 이어가기 위한 사업이라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졌다”고 덧붙였다.

모란봉악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만들어져 지난 2012년 7월 6일 첫 시범 공연을 가졌다. 이후 이른바 7·27 전승절(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 등 여러 기념일 행사에 등장한 모란봉악단은 기존의 악단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화려하고 세련된 스타일로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여 국제사회로부터 ‘북한판 걸그룹’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모란봉악단은 여전히 현송월이 단장을 맡고 있으며, 가수·악기 연주자 20여 명이 소속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핵심단원으로 알려진 류진아, 라유미, 김유경은 각각 2013년, 2014년, 2015년 김 위원장으로부터 공훈배우 칭호를 받았다.

소식통은 “모란봉악단 가수들 나이가 이제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이라 중앙당 간부 며느리나 방침 대상자들의 안해(아내)로 시집을 가야 하는 혼기에 닥쳐 있다”며 “기악수들은 시집을 가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가수들은 시집가서 애를 낳으면 성대와 몸매가 흐트러지기 때문에 여기에 미리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모란봉악단 세대교체는 당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새로운 악단을 꾸리거나 이 속에 내적으로 미인들을 함께 섞어 따로 뽑는 것일 수 있다’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고 한다. 실제 심사 인원 중 이른바 모심사업에 동원되는 여성들을 선발하는 중앙당 5과 성원 2명이 포함돼 있어 이 같은 주장에도 적잖은 힘이 실리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한편, 관련 움직임에 대해 현재 북한 내부에서는 ‘왕조시대 기생을 뽑는 것인지 무슨 심사단을 그렇게 요란스레 내려보내나’ ‘젊은 미녀들은 17살부터 진상품이나 같다’는 비판과 함께 ‘요새는 다 자식 1명을 낳아 고이 기르는데 뽑히면 영광이라는 말은 옛말이다’ ‘내 자식이 출중해서 그런 곳에 뽑혀가 일생 볼 수 없게 되고 조국과 당에 바친 몸이 될까 두렵다’는 반응들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