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선거서 통일 저해하는 나쁜 한나라당 패배”

북한 당국이 남측의 6.2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김정일의 사상대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백성들을 위하여 한나라당과 투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선거라고 대주민 교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혜산 통신원에 따르면, 북한 선전선동부는 이달 4일부터 사흘간 전국적으로 인민반과 공장 기업소에서 ‘위대한 장군님에 대한 흠모심이 남조선 인민들속에서 더욱 높아가고 있는데 대하여’라는 강연을 진행했다.


당국은 강연 내용에서 “남조선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배하였는데, 한나라당은 통일을 저해하는 매우 나쁜 당이다. 이번 남조선 선거는 인민들 속에서 장군님에 대한 흠모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선거 초반 한나라당 후보들의 낙승이 예상된 선거에서 야당 후보들이 약진하자 북한 당국은 이를 ‘한나라당의 선거 패배’라고 규정한 것이다. 또한 이를 김정일에 대한 남측 주민들의 흠모의 마음으로 해석해 내심 선거 결과를 크게 반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북한 당국은 교양내용에서 한나라당을 ‘통일을 저해하는 나쁜 당’으로 표현했다. 이는 북한 당국의 정부 여당에 대한 적대 의식이 매우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여기에는 천안함 격침 사건 이후 한국 정부가 보인 일련의 대응조치에 대한 불만이 크게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교양내용과 관련 “장군님의 사상대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백성들의 이익을 위하여 한나라당과 투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선거라고 강조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통일 세력들이 권력의 자리에 앉으면 통일의 날이 다가올 것이라고 강연했다”고 말했다.


이번 강연 내용은 북한 당국이 대남전술에서 ‘反한나라당 연대’를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야권 세력을 광범위한 동조세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는 ‘장군님의 사상대로 움직이는 사람들이 한나라당과 투쟁하고 있다’는 표현에서 잘 드러난다.


한편 탈북자들은 이같은 북한 당국의 교양내용에 대해 “지방선거 결과를 가지고 ‘김정일에 대한 흠모의 표현’이라고 본 북한 당국의 아전인수식 해석이 외부 정보를 꾸준히 접해온 북한 주민들에게 큰 동의를 얻어내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