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후 北 주민들이 밤마다 찾는 곳은?

북한 당국이 일명 메뚜기(시장 판매대가 없는 장사 또는 장사꾼) 장사꾼들의 소규모 장사를 일부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북한은 19일부터 29일까지로 지정된 김정일의 애도기간 동안 장마당을 폐쇄했다. 공식 판매대가 없는 메뚜기 장사꾼들의 소규모 장사도 19일 오전 모두 해산시켰다.


양강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장사를 해라’는 지시는 없었지만 기차역 앞과 골목에서 판매하고 있는 장사꾼들을 단속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은 소규모로 쌀과 채소, 담배 등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구하려는 사람은 많고 파는 사람은 제한 돼 있어 가격이 전보다 높이 뛰었다”며 “현재 쌀 1kg은 4800~5000원에, 담배 ‘고향’은 4500원에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일 사망 직전 쌀 1kg은 3800~4000원선이었고, 담배는 3000원에 거래됐다.


국가 배급체계가 무너진 후 식량 등 생필품을 장마당을 통해 조달해 온 주민들은 김정일 사망에 따른 당국의 ‘장마당 폐쇄’ 조치로 당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평소 알고 지내던 장사꾼들을 찾아 몰래 식량 등 생필품을 구입해 사용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장마당 문을 닫았기 때문에 하루 벌어 하루를 사는 사람들은 마을에 있는 (판)매대를 찾아 생필품을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 마을에 있는 매대는 한국의 소규모 슈퍼마켓과 같은 규모와 형태로 운영된다. 공식적으로 간판을 내걸고 운영되지는 않지만 평상시에도 여분의 생필품을 보관하고 있어 시장 폐쇄 등 비상 시에 주민들이 찾고 있다.


이 같은 매대는 인민위원회 상업과의 관리 아래 개인이 운영하는데 수익금의 30%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몰래 개인이 운영하기도 하는데 단속에 걸리면 벌금을 내야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동네 매대 장사꾼들은 보위원·보안원 등 법기관원들의 단속을 피해 주민들에게 몰래 물건을 팔고 있다. 단속에 걸릴 경우 물품이 모두 압수되고 애도기간 이후 처벌도 받기 때문에 평소 안면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극히 조심스럽게 거래를 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전에도 국가에서 시장을 폐쇄하거나 검열을 강하게 진행하면 주로 밤을 이용해 마을 매대를 찾아 부족한 생필품을 구입해왔다”고 설명했다. 마을의 작은 매대가 당장 생필품이 부족한 주민들의 숨통을 틔어주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당국도 많은 주민들이 모이지 않는 선에서 비공식적인 메뚜기 장사를 암묵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