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통제기구 일꾼 평양불러 챙기는 이유는?

최근 북한이 사법검찰·공안기관 전국대회를 잇따라 개최한 것은 김정은 유일지배체제 구축을 위한 사회통제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정비 차원으로 해석된다. 내부 민심이반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체제 불만 세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당(黨)·군(軍)·정(政) 중앙·지방 조직에 대한 인사 등의 재정비에 이어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통제 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사정(司正)을 통해 충성심을 확보하고 체제를 조속히 안정화시키겠다는 것이다.


분주소장(파출소장)회의와 사법검찰일꾼 대회를 통해 이들 기관의 지위와 역할을 구체적으로 열거해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김정은은 30년 만에 전국 사법검찰기관 간부들을 소집한 대회(26일)에 보낸 서한에서 ‘수령→정책·제도→인민보위’ 순(順)으로 사명을 나열하고, “당의 정치적 보위대, 인민민주주의독재의 위력한 무기”라고 사법검찰 기관의 지위를 규정했다.


13년 만에 개최된 인민보안부 산하 ‘전국 분주소장회의(23일)’에 보낸 축하문에서도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숙·김정일의 동상과 혁명 전적지·사적지 등에 대한 경비 보안대책을 철저히 세워 노동당과 수령의 권위를 보위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데일리NK에 “사회기강 확립과 체제결속 차원이다. 김정은 체제가 안착될 때까지 당분간 ‘충성경쟁’을 유도하는 대회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북 전문가도 “당과 군, 내각의 정비에 이은 김정은 유일영도체제 확립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주민들에 대한 공안 통치를 강화하려는 목적도 회의 개최의 주된 이유로 보인다. 사법검찰 대회에서는 ‘비사회주의 현상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속에 칼을 품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자들’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지시했다.


분주소장회의에서도 김정은은 “소요, 동란을 일으키기 위해 악랄하게 책동하는 불순 적대분자, 속에 칼을 품고 때가 오기를 기다리는 자들을 모조리 색출해 가차 없이 짓뭉개 버려야 한다”고 지시했다.


대회를 통해 김정은과 노동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과 반(反)체제 현상에 대한 단속을 주문한 것이 각 지역기관의 ‘충성경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공안통치의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북 전문가는 “사회 전반에 만연된 반(反)사회주의적 현상이 김정은 체제의 조속한 안정에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고 북한 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전면적인 통제와 단속에 돌입하겠다는 선전포고이며, 과거 남한 정권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것과 유사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더불어 김정은 체제가 이처럼 주민통제 기관들에 대한 정비에 나선 것은 반(反)체제적인 요소가 사회에 만연돼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소장은 “김정은의 권력장악 이후 사회가 불안하다는 반증”이라고 진단했고, 대북 전문가도 “외부정보 유입, 탈북 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사회 전반에 반체제 현상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북한 당국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