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일가 선물 사탕에 머리카락·돌가루 나와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4월 15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미진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 당 5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혜산은 5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달러는 평양은 1달러 당 8,100원, 신의주는 8,200원, 혜산은 8,400원으로 지난주보다 조금 오르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 당 1600원, 혜산에서는 1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 당 평양 12500원, 신의주 12000원, 혜산 13500원입니다. 다음은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10500원, 혜산에서는 1100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8000원, 신의주 8500원, 혜산은 9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이었습니다.

오늘이 김일성 생일인데요, 내부 소식통들의 전해온 소식에 의하면 김일성 생일을 맞아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내주는 사탕과자 선물이 시장에서 냉대를 받고 있다는데 이에 대한 설명 강미진 기자와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북한 김일성 생일 선물이라고 하면 북한에서는 아주 큰 것으로 생각할 것 같은데 이 선물이 시장에서 팔린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한데요, 이에 대한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북한 김정은 체제가 김일성 생일에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1kg의 사탕과자 선물을 주고 있는데요. 2000년대 이전에는 김일성, 김정일 하사품으로 귀한 대접을 받던 선물이 지금은 장마당에 나가는 것도 모자라 구매자들의 냉대까지 받고 있다고 합니다. 2000년대 초기에는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 효자노릇 할 정도로 주민들에게 순간의 도움을 주기도 했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말인데요.

사탕과자를 먹기보다 그걸 팔고 쌀을 사면 온 식구가 배부르게 1~2일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담한 주민들이 장마당에 내놓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선물간식 판매대가 자리 잡을 정도라고 합니다.

2. 북한이 최대명절로 간주하는 김일성생일인 4월 15일을 맞아 전국의 어린이들에게 김정은 명의의 간식선물을 주고 있는데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타게 되는가요?

네 북한에서 김일성이나 김정일 생일 그리고 지금은 김정은 생일에도 선물을 준다고 들었는데요, 이런 김정은 일가의 생일날에 간식선물을 받을 수 있는 연령은 갓난 애기로부터 11살까지의 소학교 어린이들이 받게 됩니다.

3. 김정은 일가의 생일에 내주는 선물이야기는 수없이 많이 들었는데요, 선물의 내용이나 전달식 진행 등에 대한 것이 궁금합니다.

네 보통 사탕과자 선물에는 과자 400g, 사탕 400g, 젤리 50g, 강정 100g, 껌 5개 정도로 대부분 1kg인데요, 선물의 질이나 양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선물 전달 행사는 생일 하루나 이틀 전에 해당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들에서 조직적인 행사로 진행되는데 김정일 생일에는 2월 14일경에, 김일성 생일에는 4월 13일까지 선물전달이 완료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 그러면 선물 전달식이 끝났다고 하면 시장에 바로 선물봉지가 있을 수 있다는 말씀이네요.

그렇죠, 선물전달식이 끝난 2월 14일과 4얼 13일 오후에 장마당에 나가면 선물을 파는 매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선물을 팔려는 주민들은 선물이 팔릴 때까지 장마당에 대책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장마당 장사꾼에게 팔리는 가격보다 좀 낮은 가격으로 넘겨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넘겨진 선물봉지는 대략 쌀 1kg가격에 판매된다고 합니다.

5.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선물이 시장에 팔리는 것도 모자라 냉대를 받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습니까?

네 사실 김정은 일가의 생일 간식선물은 북한 당국이 아이들을 위해 주는 김정은의 ‘사랑’이라고 선전하고 있잖아요, 이렇게 주민들에게 인민사랑, 후대사랑만을 주입시키기 위하여 진행하는 성의 없는 정책이다 보니 질에 있어서나 위생 상태에 있어서도 엉망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어린 아이들이 있는 부모들이 그걸 그냥 애들에게 먹이겠어요, 저도 북한에 있을 때 선물사탕에서 머리카락과 돌가루가 나온 것을 확인한 후에는 절대 선물간식을 딸 아이에게 먹이지 않았거든요, 그런 부모마음이 저 혼자뿐이겠어요, 다른 엄마들도 다 같은 심정이다 보니 시장에서 파는 중국산이나 개인들이 만들어 파는 사탕 같은 것을 대신사서 먹이고 선물사탕과자는 팔게 되는거죠,

그런데 2000년대 이후 대부분 주민들이 선물사탕 과자를 사려고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전엔 쌀 1kg가격에 팔리던 사탕과자가 더 싼 가격을 제시해도 잘 팔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이런 것을 두고 장군님 사랑이 천대받는다는 말로 선물에 숨어 있는 당국의 의도를 비난한다고 합니다.

6. 알려진 바에 의하면 북한 어린이들은 김정은 일가의 생일 선물을 당일날 아침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 앞에서 고맙다는 말과 충성하겠다는 결의까지 하고서야 개봉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시장에 나가기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네 김정은 일가의 생일 선물이 사장에 팔리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중반에 있었던 고난의 행군 시기부터였습니다. 당시 대아사가 빚어졌던 험악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어린이들의 간식선물은 중단하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당장 먹을 것이 급했던 주민들은 선물을 장마당에 내다 팔게 됐었습니다. 그 때는 그걸 누가 말하는 사람도 없었고 단속하는 이도 더구나 없었으며 이후 자연스럽게 시장에 등장하게 된 것이지요.

7. 그러면 고난의 행군시기 이전에는 장마당에서 김정은 일가의 생일 선물은 볼 수 없었다는 말씀이네요, 결론적으로 고난의 행군이 끝났다고 하는 2000년대부터라고 보면 되겠네요.

네 그렇습니다. 고난의 행군 이전에는 아무리 생활에 어려움이 있다고 해도 선물을 내다파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구요, 오히려 태양절과 김정일 생일 아침 대원수님과 장군님의 하늘같은 사랑에 충성으로 보답하자는 맹세와 함께 당일 인사를 한 후에야 선물을 개봉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을 만큼 선물을 귀하게 소중하게 여기기까지 했답니다. 하지만 2000년대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의 생활상도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하더니 시장에 중국산 상품이 대거 등장했습니다. 사실 2000년대 초 북한이 중국과의 무역을 기업소 단위로까지 할 수 있다는 승인을 했던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장마당에는 갖가지 과일과 사탕과자 등으로 다양한 간식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8. 생활이 조금 나은 가정들에서는 김정은 일가의 생일 선물을 아이들에게 먹이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장마당에서 팔리는 선물 간식을 구매하는 주민들은 어떤 주민들인가요?

네 일반적으로 11살 이상의 아이들이 있는 가정들에서 선물 구매를 하게 되는데요, 생활이 좀 나은 집들은 중국산이나 개인들이 만들어 파는 사탕과자를 사지만 그렇지 못한 서민들은 싼 가격의 선물간식을 사서 아이들에게 주기도 한답니다. 왜냐면 질도 그렇지만 영양가에 있어서도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사탕과자가 더 맛있고 질도 좋거든요, 또 일부이기는 하지만 정말 어려운 가정들에서는 아이들의 눈물바람에도 아랑곳 않고 선물을 장마당에 내가 팔아 쌀을 사기도 하는데요, 발을 구르며 우는 아이들을 달래느라고 옥수수 튀김과자를 대신 사주는 부모들도 있는데 성장환경 탓인지 일찍 철이든 어린이들은 부모들의 그런 행위에 떼를 쓰지 않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입니다. 고난의 행군을 겪고 난 주민들은 더 나은 생활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아이들의 간식수준도 달라지기 시작했답니다. 물론 빈부 격차에 따라 간식의 질도 달라지구요.

9. 장마당에서 김정은 일가의 생일 선물이 팔리는 것을 사실상 북한 당국이 허용했다고 봐도 되는지요?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장군님 선물이 시장에서 팔리는 것을 단속하고 있기는 하나 선물전달식이 있기 전 하루나 이틀만 형식적으로 할 뿐이라고 전해왔습니다. 이런 단속이 일시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큰 문제로 되지 않는다고 소식통은 전했는데요. 장마당에 나온 김정은 일가 생일 선물을 중산층 가정들에서 사가던 때는 옛일로 됐고 이제는 저소득층 주민들이 주로 구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