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의주 개발, 2022년 김일성 생일까지” 지시

"세계적 호텔 10여 개 짓자"…관광 산업으로 제재 돌파구 마련 계획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6일 신의주를 현지지도하며 신의주시건설 총계획에 대해 지시를 내리고있다. / 사진 = 조선중앙통신 캡처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신의주를 방문해 ‘건설 총 계획’을 직접 지도한 가운데 북한이 2022년 김일성 생일(4·15)까지 완성한다는 목표를 수립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지도 당시 김 위원장은 신의주시 건설 사업이 김일성과 김정일이 수십 차례 간곡한 교시를 내린 매우 중요한 유훈(遺訓)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북한 고위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김정은 동지가 직접 지도한 ‘신의주 개발 총계획’은 신의주 국제경제지대와 비슷한 맥락이다”며 “기본적으로 신의주 개발은 2018년부터 4년에 걸쳐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2022년 태양절(김일성 생일) 전으로 완성한다는 복안이다”고 말했다.

북한이 기존 신의주국제경제지대 건설 계획을 확대 추진하려는 의도를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2016년 신의주 국제경제지대 여의도 면적의 13배 규모의 국제도시를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4차 핵실험 이후 대북 제재가 강화되면서 외국 기업과 자본 유치에 실패했었다.

소식통은 “(북한은) 신의주시를 관광, 첨단기술산업, 금융, 무역이 결합한 세계적인 국제경제지대로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다만 일부에서는 사업 크기로 봤을 때 5년 정도 걸릴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 내부에서는 ‘제국주의 연합세력의 악랄한 압살책동을 단호히 짓부수고 사회주의 경제건설 전성기를 맞이하기 위해 이 사업도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당국이) 제재 항목이라고 볼 수 없는 관광산업을 기본 주 타격 고리로 정하고 외무성, 내각, 평안북도당 경제일군들에게 신의주시를 세계적이고 다방면적인 관광도시로 손색없이 꾸려야 한다고 과업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월 29일 북한에 관광하기 위해 단둥 세관에서 입국 검사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중국 관광객들. / 사진=데일리NK

“세계적 호텔 10여 개 짓자”…관광 산업으로 제재 돌파구 마련 계획

강력한 대북 제재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이 커지자 북한이 관광 산업을 중심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평양국제마라톤대회, 대동강 불꽃놀이 등 관광상품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고 김 위원장도 나서서 지난 6월 3차 북·중 정상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카드를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다.

또한, 본지 취재 결과 지난 10월 북한 평안북도 신의주와 맞닿아 있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북한 관광 붐이 일어나고 있으며 하루 1,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신의주로 향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관련기사 :검색 관광 열풍 中단둥서 느껴지는 北 관광 열풍…”하루에 1000명씩 몰려”)

이에, 북한은 신의주시를 관광도시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다양한 상업 시설을 건설하고 기존의 학교, 유치원, 병원, 상점, 시장 건물들을 현대화한다는 목표까지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구체적 계획을 살펴보면, 20층 이상의 세계적인 호텔을 10여 개 짓고 주민 살림집은 총 50여 동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며 “특히 압록강 철교(조중우의교)부터 시내로 들어오는 도로 양옆으로 고층 살림집과 금은판매소 등 다양한 상업 봉사 건물들을 건설해 관광도시로서의 미화를 완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북한당국이 6월 국경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치교육 자료.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외국인 및 돈주 투자 유도…주민들에게도 세외 부담 가중시킬 듯

북한은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대규모 건설사업에 ‘김일성-김정일 자금(기금)’ 운영방식으로 자금을 충당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일성-김정일 기금’은 2007년 만들어진 ‘국제 김일성기금’이 김일성 생일 100돌과 김정일 생일 70돌을 맞은 2012년에 확대·개편된 것으로 김일성-김정일 시대에 우호적인 사업가들이나 자본가들에게 기부를 끌어내는 방식을 말한다.

소식통은 “‘우리 당에 호의적 감정을 가진 세계적 경제투자 인사들에 대한 포섭을 진행해야 한다’는 지시가 하달됐다”며 “기부를 하면 광폭적인 지원과 경영권 최우선 보장도 약속해도 좋다고 당국이 지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은 상당한 자본을 소유한 돈주들에게도 기부를 받아 자금을 마련하려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당국은 미래과학자거리, 려명거리 등을 거론하면서 ‘이번에도 우리 당의 애국적 투자자에 대한 사상 교양 사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만약 돈을 투자하면 입당, 표창, 국가 수훈 등을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보상해줘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도 ‘충성헌금’을 유도하면서도 ‘세외 부담’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힘 있는 사람은 힘으로, 지식 있는 사람은 지식으로, 돈 있는 사람은 돈으로 부강 조국 건설에 총매진하여야 한다’는 김일성의 구호가 다시 거론되고 있다”며 “전민 전군이 신의주 총계획에 매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6월 국경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애국심에 기초한 자발적인 기부와 헌신을 강요하며 “부강 조국 건설에 애국의 땀과 열정을 아낌없이 바쳐야 한다”는 내용의 정치사상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