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생일 내부선 조용… “생신도 잊고 헌신하는 지도자” 칭송?

2019년 북한 1월 달력.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사진이 실려있다. / 사진=데일리NK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격 중국을 방문한 가운데, 내부에서는 올해 김 위원장의 생일을 예년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행사 없이 조용히 치러질 전망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올해 김정은 생일도 쇠지 않는다”며 “김정은이 자기 생일은 쇠지 않겠다면서 일꾼들에게 달력에 표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 본보는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발간한 올해 북한 달력을 입수했으나 1월 1일 신정만 공휴일을 의미하는 빨간색으로 돼 있을 뿐, 김 위원장의 생일로 알려진 1월 8일은 평일로 표시돼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집권 이후부터 올해까지 그의 생일에 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태양절로 불리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이나 광명성절로 불리는 김정일 생일(2월 16일)을 공휴일로 지정해 대외적으로 선포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기념·축하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자신의 생일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선대와 다른 우상화 전략으로 되레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이를 통해 내부결속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소식통은 “최근에 당 비서가 삼수군의 협동농장 농장원들의 모임에 나와 김정은의 겸허성을 강조하면서 ‘생신도 잊고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로 칭송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5년 차인 지난 2016년 말부터 김 위원장의 공식호칭을 ‘경애하는 최고영도자’로 통일하면서,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반열에 올리기 위한 우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올해 신년사에서는 ‘김일성’, ‘김정일’ 또는 이들을 지칭하는 ‘수령님’, ‘장군님’이라는 용어가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아 사실상 김 위원장이 홀로서기에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자신의 생일을 기념일로 지정하는 등의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방식 대신 김 위원장의 인간성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새로운 전략을 통해 주민들의 거부감을 최소화하면서 보다 효과적인 우상화 작업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 위원장의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는데 대한 불만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식통은 “명절로 쇠면 하루라도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술 한 병이라도 차례질(배당될) 텐데 평일로 지내면 그것조차도 없으니 오히려 불만”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새해 달력을 보면 금년도에도 예년과 똑같이 1월 8일을 특별히 기념한다는 그런 징후는 없다”면서 “관련 동향들을 계속 주시해 보겠다”고 밝혔다.

최근 통일부가 발간한 ‘2019 북한 주요 인물정보’ 책자에는 김 위원장의 출생일이 1984년 1월 8일로 표기돼 있으나, ‘(출생연도가) 82년 또는 83년이라는 설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