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삼지연 방문 확인…제재 언급하며 ‘자력갱생’ 강조

백마타고 백두산 오르기도…"미국 등 적대세력이 강요한 고통, 인민 분노로 변해"

김정은 삼지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 현장을 시찰했다고 노동신문 등 북한매체가 16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또 한 번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찾아 건설 진행상황을 파악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매체가 16일 보도했다. 이로써 앞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삼지연 방문 정황을 전한 본지 보도(김정은 또 삼지연 방문한 듯… “13일 새벽 ‘1호열차’ 혜산역 통과”)가 사실로 확인됐다.

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2단계 공사를 성과적으로 마감하고 있는 들끓는 삼지연군 안의 건설장들을 현지지도하시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삼지연 방문은 6개월 만으로, 그는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인 지난 4월 올해 첫 경제현장 시찰로 이곳을 찾은 바 있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삼지연군읍 전경을 바라보며 2단계 공사 진행 정형(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를 청취하고, 오랜 시간 읍 지구 여러 거리들과 구획들을 돌아보고 건설 정형(상황)과 상업봉사망들의 운영 준비 실태를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삼지연군 인민병원과 치과전문병원 건설사업, 삼지연들쭉음료공장 등을 둘러보고 “삼지연군꾸리기 2단계 공사가 전반적으로 잘 마무리되어가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금 나라의 형편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의연 어렵고 우리 앞에는 난관도 시련도 많다”면서도 “삼지연군꾸리기 과정은 자기 힘을 믿고 하나로 굳게 뭉쳐 일떠설 때 못해낼 일이 없다는 우리 식 자력갱생의 생활력이 또 한 번 뚜렷이 확증된 경이적인 행로”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며 “우리는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조이기 하려 들면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고 적들이 배가 아파 나게, 골이 아파 나게 보란 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앞길을 헤치고 계속 잘 살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그 누구의 도움을 바라서도, 그 어떤 유혹에 귀를 기울여서도 안 된다”면서 “오직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길을 불변한 발전의 침로로 정하고 지금처럼 계속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김 위원장은 2단계 공사 마무리 과업과 3단계 공사 과업들을 제시하고, 내년 당 창건 75주년(10월 10일)까지 삼지연 건설을 완공할 것을 다시금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삼지연 현지지도에는 조용원·김여정·리정남·유진·박성철·홍영성·현송월 등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들과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동행했고, 현지에서는 양명철 삼지연군위원회 위원장과 216사단 현장지휘부가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

김정은 백두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가 16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한편, 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었다”며 김 위원장의 ‘군마행군’을 함께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의 백두산 방문을 “우리 혁명사에서 진폭이 큰 의의를 가지는 사변”이라며 “백두산에는 그 어떤 위협과 유혹에도 추호의 양보와 타협을 모르고 우리 조국을 최강의 힘을 보유한 강국의 전열에로 완강하게 이끄시며 역사의 흐름을 정의와 진리의 한길로 주도해가시는 김정은 동지의 전설적인 기상이 빛발치고 있다”고 선전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백두산 방문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작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그는 과거 정치적·외교적으로 중요한 일을 앞두고 백두산을 찾은 바 있다. 남북대화에 나서기 전인 2017년 12월과 김정일 사망 3주기 ‘3년 탈상’을 앞둔 2014년 11월,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하기 직전인 2013년 2월에 백두산에 올랐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는 등 외교적으로 중대한 고비를 맞아 김 위원장이 새로운 결단을 내릴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만 한편에서는 북한매체의 보도 비중이 삼지연 현지지도에 쏠려있다는 점에서 내년 당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주요 국가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독려함으로써 사회주의 경제건설의 표본이자 자력갱생의 성과물로 내세우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방문은 올해 19번째 정치 분야 활동이며, 지난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이후 22번째(김정은 공개활동, 북한매체 보도 기준)로 나온 내용”이라며 “앞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방문 동정이라든지 북한의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