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부재중 공군비행장 화재…軍간부들, 불똥튈까 신속 대응

소식통 "지난달 24일 새벽 덕산 공군비행장서 화재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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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북도 함흥시에 위치한 덕산비행장 위성사진. /사진=구글 지도 캡처

지난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평양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북한에서 대형화재 사건이 발생, 군 당국이 비상에 걸렸던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내부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4일 새벽 2시경에 함경남도 함흥시에 있는 덕산공군 비행장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며 “새벽 2시 10분경 최고사령부 명령 ‘제6xxx호’가 총참모부에 발령됐다”고 전했다.

북한의 최고사령부는 전시에 설치·운용되며, 평시에는 총참모부 작전국(2처)이 최고사령관의 명령 집행에 필요한 실무를 담당하는 ‘최고사령부처’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총참모부 6처가 공군작전을 담당하고 있는 점에 미뤄볼 때, 최고사령부 명령 ‘제6xxx호’는 총참모부 작전국이 6처에 내린 지시사항으로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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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북도 함흥시에 위치한 덕산비행장 전투기모습. /사진=구글 지도 캡처

소식통은 “사고 현장에는 공군사령부의 긴급 지시에 따라 (비행장) 상태를 파악하는 일이 먼저 진행됐다”며 “공군사령부는 (비행장 상태가) 최악의 조건일 시 평안북도 개천 비행장으로 (비행기를) 임시 대피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시 북한의 최상급부대 지휘관들은 화재 대응 명령을 내린 후 현장으로 긴급하게 출발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실제 소식통은 “덕산항공사령부 책임 간부들은 화재사고 즉시 현장 도착해 사고 원인을 파악했다”며 “(평양시) 중화군에 위치한 조선인민군 공군사령부 책임일군(일꾼)들과 총참모부 작전국, 훈련국 등 연관부서 지휘관들도 군용 공군 직승기(헬리콥터) 두 대에 나뉘어 총출동해 그날 새벽 사고 현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최상급부대가 지역 비행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10분 내에 보고하고, 관련 대응 명령이 신속하게 내려진 것, 그리고 이에 더해 평양에 있던 지휘관들이 헬기를 타고 곧바로 사고 현장으로 향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당시 북한군에 상당히 높은 수준의 경계태세가 유지됐으며, 지휘관들도 사건사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달 초부터 특별경비주간을 선포하고 주민들의 이동을 통제하는 등 감시를 강화해왔다. 이와 관련해 본보는 앞서 “북한 당국이 보통 최고인민회의 선거 보름전부터 진행하던 특별경비주간을 이례적으로 한달전부터 실시했다”는 소식통의 전언을 보도하며 김정일 생일(2월 16일)과 북미정상회담 등 주요 정치일정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사건을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덧붙인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평양을 떠난 지 7시간여 만에 발생한 사고의 책임이 상당히 무겁게 돌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도 군 지휘관들을 빠르게 움직이게 만든 하나의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식통은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비행장 내부에서 비행기 정비를 담당하는 간부(소좌)가 불을 냈다”며 “대형 사고인데다 김정은 부재 시에 발생했기 때문에 이 간부는 강력한 처벌을 피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후속 대응과 관련, “원수님(김 위원장)이 부재시 벌어진 대형 사건 사고라는 점에서 보다 면밀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있고 관련해 최고사령부 군사규율검열조가 파견됐다”면서 “그 이후의 후속 조치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